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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벗듯이 잎을 털어낸 가로수는 앙상하다. 그러나 그 잎새 때문에 인도와 공원은 더없이 황홀하다.
바야흐로 낙엽의 계절이다. 잎은 중세 국어에서 ‘닢’이었는데 근대 후기에 들어와 ‘잎’으로 변했다. ‘니’가 ‘이’로 변한 것은 구개음화와 관련된 현상이다. ‘님금’이 ‘임금’이 된 것과 같은 유형이다. 우리나라 식문화 가운데 특유한 것이 쌈 문화다. 상추, 깨, 호박, 씀바귀, 취, 쑥갓 등의 잎에다 밥이나 고기 따위를 싸서 먹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드문 식사법으로, 잎의 싱싱하고 풍부한 비타민의 섭취는 고기(지방)와 밥(탄수화물)과 조화를 이루는 완전식이다. 쌈에는 된장이나 고추장을 곁들이고 따로 만든 쌈장을 얹어 먹기도 하는데 이는 단백질이 가미 됨으로 최상의 영양식이라 할 수 있다.
잎으로 만든 반찬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깻잎이나 콩잎을 따서 깨끗이 손질한 뒤 된장 깊숙이 넣었다가 한참만에 꺼내 먹는 절임 음식은 저장식품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은 됨됨이의 시작을 의미하고, “싹이 노랗다.”는 장래가 내다보이지 않는다하여 걱정하는 말이다. 대체로 식물은 잎이 난뒤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따라서 잎은 결실의 전단계로서 풍성한 결실을 예고한다. 그러나 그런 잎새도 가을이 되면 단풍이 들고, 낙엽지고 마침내는 인간에게 잎새의 아름다움을 선사한 뒤 흙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잎의 순환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배운다. 이른 바 낙엽귀근(落葉歸根)이다. ‘바람 앞의 낙엽’, 또는 추풍낙엽(秋風落葉)은 권력의 자리에서 어느날 갑자기 쫓겨날 때의 무상함을 비유한 말이고,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는 작은 배를 일엽편주(一葉片舟)라고 한다.
나뭇잎의 생사는 인간의 일생과 흡사하다. 누구나 젊은 잎새처럼 푸름창창하기를 바라지만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불행이 아니라 아름다움이다. 이창식/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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