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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기하면 안돼, 전기차 향후 1~2년내 판가름

시설투자·연구개발 지원 등 속도전 절실

  • 등록 2023.03.17 06:00:00
  • 13면

 

전기자동차 시장 생태계가 급변하며 우리의 대응 능력이 걱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점유율 등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각국과 기업들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전기차 선두주자인 미국 테슬라가 올초 모델Y 가격을 한꺼번에 1만3000달러 내리는 등 가격전쟁을 선언했다. 또 독일의 폭스바겐은 15일 2만5000유로(약 3500만원)의 소형 SUV 전기차를 공개했다. 전기차가 내연 엔진 차량보다 저렴해지는 시대가 도래했다. 여기에다 미국이 자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광폭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효한 데 이어 유럽연합(EU)도 핵심원자재법(CRMA)과 탄소중립산업법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광물 공급망 강화 등에 나서며 한국 기업들이 이중삼중의 협공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너무 취약하다. 국내 9300여 개 부품사 가운데 미래차 관련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체의 2.3%에 불과하다. 미국이 IRA를 통해 전기차 공장 투자금액의 최대 30%를 세액공제 해주는 반면 한국은 고작 1%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5일 신재생에너지·미래자동차 등 탄소중립산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 세액공제 확대를 골자로 하는 ‘한국판 IRA’를 발의해 그나마 다행이다. 전기차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제 혜택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핵심 원자재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더 우려스럽고 주목해야 부분은 전기차의 세계 판매량 추이다. 지난해 전기차가 총 802만 대 팔렸다. 전년 대비 68% 늘어 전체 신차에서 전기차의 비율은 9.9%였다. 전기차를 비롯한 글로벌 친환경차 소비는 2025년 2840만 대, 2030년 5770만 대 규모로 급증할 전망이다.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전기차는 112%나 늘었다. 

 

수학이론인 시그모이드 곡선에 따르면 상품이 처음 시장에 나와 10% 점유율을 차지할 때까지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지만 10%~90% 구간에서는 가파르게 오른다. 전기차의 10%대 판매량 구간 진입이 확실시되는 올해부터 전기차 소비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각국과 기업이 사활을 건 시장 쟁탈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10%대 진입의 현 단계에서 ‘성능과 가격’에서 한 번 밀리면 영원히 낙오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올해 테슬라가 ‘가격 전쟁’에 나선 것도 후발 주자들이 출혈하거나, 아예 경쟁에 끼어들 수 없도록 해 궁극적으로 절대 강자 위치를 굳히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그래서 다른 모든 후발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고 한국 자동차 기업도 비상이 걸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현대차 울산 공장을 방문해 “전기·수소차 핵심 부품 지원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속도를 내야 한다. 1~2년 안에 실기하면 영영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최단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경쟁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자국 우선주의나 미중 신냉전 블록화 등 해외 리스크를 제거하는 데 한치의 빈틈이 있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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