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중징계로 1년 동안 신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던 삼성카드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삼성카드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활용해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모니모'의 부진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정례회의에서 삼성카드의 마이데이터 예비 인가안을 통과시켰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으로 모아 보여주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해당 사업권을 가진 금융사는 고객의 자산 현황이나 소비패턴을 분석해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가능하다.
삼성카드는 그동안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지 못했다.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2020년 12월 삼성생명이 고객들에게 약관에서 정한 암보험 입원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으며, 대주주를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판단하고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를 의결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국내 전업카드사 중 유일하게 삼성카드의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 심사를 보류했다. 지난해 1월 금융위에서 삼성생명의 기관경고가 확정되면서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1년 동안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금지됐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말 제재 종료 시기에 맞춰 금융위에 마이데이터 예비 인가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카드가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계기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카드의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에 제동이 걸린 사이 경쟁사들은 마이데이터 등을 활용해 신사업을 발굴하며 영토를 넓혀왔다. 최근 결제시장에서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카카오페이·토스 등도 마이데이터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를 계기로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금융네트웍스(Samsung Financial Networks)의 통합 앱 '모니모'가 흥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모니모의 MAU(월간 앱 이용자 수)는 200만 명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금융 플랫폼의 MAU가 1000만 명을 넘어서는 것과 비교하면 한참 저조한 수치로, 삼성 계열 금융사의 전체 고객(약 2300만 명) 중 10% 정도만 모니모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모니모는 타사 정보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다른 금융 플랫폼과 달리,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탑재하지 못해 삼성 계열 금융사들의 정보만 조회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여겨져 왔다. 삼성카드가 마이데이터 사업 인가로 추가 동력을 확보한다면, 다양한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본허가 심사 마무리 후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마이데이터에 기반한 다양한 사업 확장이 예상된다"며 "또한 모니모 서비스 기능의 확대도 예상돼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와 거래 고객을 기반으로 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