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라의 신’이라 불리며 전국에 오피스텔 등 3400여 채를 보유한 전세사기 일당이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 등 3명이 이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단독(장두봉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공범 B씨와 C씨에게 각각 6년, 5년을 선고했다.
이는 앞서 검찰이 A씨에게 징역 7년, B씨와 C씨에 5년을 구형한 것 보다 높은 형량이다.
1심 재판부는 “서민층과 사회 초년생들로 이뤄진 피해자들의 삶의 기반을 흔든 매우 중대한 범행”이라고 판시했다.
당시 피해자들은 1심 형량이 검찰의 구형량보다 높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항소심을 통해 이들이 더 엄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피해자는 “법원은 피해자들이 경매 시 일부 피해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점을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로 들었는데 경매가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도 모르고, 경매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피해금 일부만 회복될 텐데 왜 이를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A씨 등은 2020년 4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오피스텔이나 빌라 등의 임대차보증금 액수가 실질 매매대금을 웃도는 이른바 ‘깡통전세’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수법으로 총 31명으로부터 70억여 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깡통전세는 통상 담보 대출과 전세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실거래 매매가보다 높아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큰 전세 형태를 말한다.
이들은 임차인이 지불한 임대차보증금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돈을 들이지 않고 주택 소유권을 취득하는 ‘무자본 갭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들에 대한 추가 사기 피해 사실을 파악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