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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색] 대북제재만으론 북한핵문제 해결이 어려운 이유

 

2008년 초,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직 후, 수유리 통일교육원 대강당에 통일부장관을 비롯한 전 직원이 모였었다. 청와대 안보실의 41세 김태효 비서관의 강의를 듣기 위해서다. 강의요지는 한마디로 통일부는 가만히 있으면 되고, 올 여름이 가기 전에 북한은 굴복할 것이며 핵문제도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는 것이다. ‘비핵, 개방, 3000’정책에 대한 확신이 도를 넘어 신앙으로 된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이 후 통일부 과장보직이 15개 정도 축소되고 전임 정부의 활발했던 대북사업들을 대부분 잠재워야 했던 암울한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

 

북한 핵문제 대두 후 지금까지 수 십 차례 가해진 UN, 미국, EU 등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굳건히 버텨오게 했던 그 본질적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그들이 내세우는 자력갱갱, 자립적 민족경제 노선을 바로 이해해야 한다. 시장경제적인 사고틀로 북한 경제를 이해하려다 보니, 조금만 압박을 지속하면 북한경제는 붕괴될 것이고 결국 굴복할 것이라는 오해 때문이다. 6.25전쟁 이후 미국의 침략에 대한 두려움으로 북한은 폐쇄적 자립경제와 산업의 지역분산 등으로 전쟁에의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 내핍과 자립을 내세우면서 대외의존도를 극도로 줄이고, 국방공업 위주의 자력갱생을 최고의 가치를 삼은 정책 추진은 북한의 내구성을 더욱 강화시켜 온 것이다. 또한 중국의 제재 참여가 미흡해 대북제재의 실효성이 반감했다는 주장도 국제정치 현실을 망각한 무지한 생각이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조중관계를 생각해야 한다.

 

둘째로 제재의 효과가 심화되면 북한 자체의 식량, 생필품 부족 등으로 북한 주민의 불만이 쌓여 체제위기로 발전되고 결국 북한이 제제에 굴복할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하는 경우다. 북한주민들은 김일성주석을 아버지, 노동당을 어머니로 여기며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수족으로 살아감을 당연히 여기는 독특한 종교집단과 같은 체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잣대로 해석해서는 바른 판단을 할 수가 없다. 역시사지의 사고가 필요한 이유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절 100만 명에 가까운 주민이 굶어 죽는 상황에서도 약탈이나 폭동, 반란의 조짐이 있었다는 정보를 접한 기억이 없다. ‘하나는 전체를,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집단주의적 사고, 콩깍지도 나누어 먹으면서 투쟁한 빨치산 투쟁정신이 머리속에 깊이 박힌 북한주민들의 삶의 정신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굳건히 버티게 하고 있는 것이다.

 

민족통합의 원대한 꿈의 실현을 위해서는 북한의 마음을 사야한다는 철학과 정책기조 하에 혼신을 다하여 노력을 했던 수많은 인사들의 생각과 현 상황을 냉철히 분석한다면 지금과 같이 남북관계를 강변 일변도로 이끌어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제재가 오히려 북한을 핵에 더욱 집착하게 만들고 이제는 당당히 핵보유국으로 대남 압박을 가하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자. 여야를 떠나 지속적으로 동독을 포용한 서독의 동방정책이 동독주민들의 마음을 사서 종국에 그들 스스로 서독에 흡수되길 원하여 통일을 이룬 통독의 교훈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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