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근길 부상자가 속출한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와 관련, 철도경찰이 원인 규명에 나섰다. 부품 결함에 무게를 두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고 전반적인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13일 오전 성남시 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등 유관기관 관계자 19명이 참여한 가운데 합동 조사를 벌였다.
조사가 시작되자 수내역 2번 출구 일대는 조사 과정을 보러 온 시민들이 몰리기도 했다.
시민 이영민 씨(32)는 “수내역 이용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조사 결과가 빨리 나오길 바란다”며 “결과를 토대로 인근의 다른 에스컬레이터의 문제점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에스컬레이터 내 부품 오작동이 원인이라며 원성을 높이기도 했다.
김철욱 씨(62)는 “멀쩡히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역주행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사고”라며 “에스컬레이터 설치 당시부터 부실한 부품을 사용하고 점검도 빈약했기 때문에 발생했을 것으로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고 당시 역주행 방지 장치는 작동하지 않았으며, 수동 조작된 정황도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지난 2013년 7월 성남시 야탑역에서도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해 수십 명의 부상자가 나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는 감속기와 모터를 연결하는 피니언기어를 강도가 떨어지는 ‘짝퉁’ 부품으로 교체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번 합동 조사로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한 구체적 원인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조훈 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 수사총괄팀장은 “에스컬레이터 내부 부품 등을 살펴보고 사고 원인에 대한 전반적인 사안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조사 규모와 방향은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성남시 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해 14명이 다치고 12명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