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전년보다 한 계단 떨어진 28위를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나온 이번 평가에서 경제성과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재정여건 악화 등으로 정부 효율성 순위는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D의 ‘2023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한국은 지난해 27위에서 올해 28위로 떨어졌다. IMD 국가경쟁력은 2020년 23위를 기록한 뒤 3년 연속 순위가 하락·보합하고 있다.
IMD의 평가 대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신흥국을 더한 64개국이다. 아시아·태평양 14개 국가 중 순위는 7위로 작년(6위)보다 1단계 하락했다. 32위였던 말레이시아의 순위가 5단계 상승하면서 우리를 앞질렀다.
'30-50 클럽'(1인당 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 이상) 7개국 가운데는 미국(9위)과 독일(22위)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경제성과가 22위에서 14위로 크게 오르며 종전 최고기록(2015년 15위)을 경신했다. 국내 경제(12위→11위)・국제투자(37위→32위)・고용(6위→4위)・물가(49위→41위) 등 각 분야에서 순위가 오른 결과다.
하지만 정부효율성은 하락(36위→38위)했다. 특히 재정(32위→40위) 부문의 하락폭이 컸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계속된 확장재정으로 국가채무가 늘고 국내 경제 상황마저 악화하면서 국가경쟁력도 후퇴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18년 22위였던 재정 부문 순위는 매년 하락하고 있다. 같은 기간 35.9%였던 국가채무 비율은 지난해 49.6%까지 올랐다.
기업 효율성(33위)과 인프라(16위)는 전년과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국가별 순위는 덴마크가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11위였던 아일랜드는 2위로 올라섰고, 스위스・싱가포르・네덜란드가 뒤를 이었다.
기재부는 "재정 등 '정부 효율성'의 하락세 지속이 국가경쟁력 순위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대응이 긴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재정준칙 입법화 등 건전재정 노력과 공공혁신 가속화를 통해 정부 효율성을 높이고, 노동 등 3대 구조개혁과 규제개혁 등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 노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