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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자 300만 명 '위기'...빚 갚느라 생계 유지 힘겨워

175만 명은 소득보다 갚을 돈이 더 커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 3년 반 내 '최고'

 

가계대출자 약 300만 명이 원금과 이자를 갚느라 최소한의 생계를 이어가기도 힘겨운 상태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 가운데 175만 명은 소득보다 갚아야 하는 이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부동산·주식 투자, 생활고 등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지난 2년간 이어진 금리 상승으로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대출자 수는 모두 1977만 명이고,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1845조 3000억 원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약 300만 명의 가계대출자는 원금과 이자를 갚느라 최소한의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 중 175만 명은 아예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더 많아 소비 여력이 완전히 ‘제로(0)’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가계 대출자수와 대출 잔액은 각 4만 명, 15조 5000억원  줄었지만, 감소율은 0.2%, 0.8%로 미미했다. 1인당 평균 대출잔액도 3개월 사이 9392만 원에서 9334만 원으로 0.6%(58만 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40.3%로 추산됐다. 2018년 4분기(40.4%) 이후 4년 만에 지난해 4분기(40.6%) 40%대로 올라선 뒤 내려오지 않고 있다.

 

특히 DSR이 100% 이상인 경우도 전체의 8.9%에 육박했다. 175만 명(1977만 명 중 8.9%)에 이르는 가계대출자의 연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과 같거나 소득보다 많았다. 2020년 3분기(7.6%) 이후 2년 6개월 동안 계속 오르고 있다.

 

DSR이 70% 이상, 100% 미만인 대출자(6.3%·124만 명)까지 더하면 DSR 70% 이상 대출자 수는 299만 명(15.2%)까지 불어났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DSR이 70% 정도면 최저 생계비만 빼고 거의 모든 소득을 원리금 상환에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으로 평가한다. 이에 따라 현재 약 300만 명 대출자가 원리금 부담 탓에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차주 수가 아닌 대출잔액 기준으로는 DSR 70% 이상인 가계대출의 비중이 1분기 말 기준 41.4%에 달한다.

 

여러 곳에서 돈을 빌려 쓰고 소득과 신용도까지 낮은 대출자들의 DSR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는 1분기 말 226만 명이었다.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과 1인당 평균 잔액은 각 31조 2000억 원, 1억 20898만 원으로 추산됐다.

 

소득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을 보유한 차주가 많기 때문에 대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권 연체율은 2019년 11월(0.30%) 이후 3년 6개월 만에, 비은행권 연체율은 2020년 11월(1.72%)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연체율이 금융권 전반에서 오르고 있다”며 “2020년 이후 취급된 대출의 연체율 상승 압력은 비은행금융기관에서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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