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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울린 맘카페 사기]下.변화하는 수법…‘SNS, 인터넷 후기’ 적극 활용 ‘폰지사기’

지인·오프라인 홍보는 옛말, SNS·인터넷 후기 적극 활용
“좋은 이미지 만들어 신뢰 쌓아…높은 수익률 약속 경계해야”

 

수백억 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맘카페 운영자 A씨는 전형적인 폰지사기(돌려막기) 수법으로 피해자들의 돈을 가로챘다.

 

A씨는 지난달 2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과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폰지사기는 유사수신 행위 수법 중 하나다.

 

초기엔 약속대로 투자금에 대한 사업 수익금과 이자를 지급한다. 사실 이 돈은 사업 수익이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에게 끌어모은 돈이다.

 

아랫돌을 빼 윗돌을 괴는 폰지사기는 한계가 명확하다. 한계점에 다다르기 직전 평소보다 큰 수익율을 보장한다고 마지막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은 뒤 지급을 끊거나 사라진다.

 

제이유(JU) 그룹을 설립해 물건을 많이 사면 최대 250%에 이르는 수당을 지급한다고 했던 주수도 사건, 의료기기 역렌탈로 수익을 낸다고 속인 조희팔 사건도 같은 수법이다. 

 

연예인·정치인 내세운 SNS로 피해자들에 ‘신뢰’ 쌓아

 

큰 틀은 비슷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폰지사기 수법에 변화가 생겼다.

 

폰지사기는 더 많은 돈을 넣도록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한데, 과거에 비해 SNS와 인터넷 카페 등이 적극 활용된다.

 

A씨도 SNS에 유명인·정치인과 본인의 집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친분을 과시하면서 회원들을 믿게 만들었다.


A씨의 집과 사무실은 송도에 있었는데, 이곳을 지역구를 둔 이정미 정의당 당대표나 이강구 인천시의원 등 정치인 인맥을 활용했다.

 

 

이정미 대표는 “태호·유찬이 법안 제정을 준비하던 중 동네 엄마들 모임에서 만났다. A씨가 가해자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서명 운동을 하고 있었다”며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나 역시 사기 행각에 동원된 피해자다”고 말했다.

 

이강구 시의원은 “구의원 시절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소개받아서 밥을 두 번 먹은 게 전부다”며 “2021년 지방선거 당시 도움을 주기도 해서 고맙긴 하지만, 홍보하거나 다른 사람한테 투자를 권유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인천 연수구도 사기 행각을 거든 꼴이 됐다. 연수구는 2021년 A씨 회사가 지역 복지향상에 기여했다며 감사패를 줬고, 그는 감사패를 사진 찍어 SNS에 올렸다.

 

맘카페 사기 피해자 B씨는 “A씨는 SNS에 정치인이나 연예인, 인플루언서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거나 기부를 해서 받은 상들을 올렸다”며 “인터넷 카페에는 구매한 상품권들을 잘 받았다는 후기가 많이 올라왔다. 좋은 이미지 때문에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큰 수익률 약속엔 ‘경계’해야…투자 전 사업 구조 파악

 

전국을 뒤흔든 주수도·조희팔 사건을 보면 가족‧친지들의 권유로 사업에 발을 들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피해자들을 상대로 특강을 여는 등 직접 만나 신뢰 관계를 만들었다.

 

반면 A씨는 회원들에게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고 본인의 사진도 올리지 않았다. 과거와 달리 지인 권유보다 인터넷 카페 등에 올라온 후기를 보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2021년 갑자기 서비스를 중단한 머지포인트도 인터넷 후기 등으로 입소문이 났다. 주로 청년이나 주부 등이 많이 사용했고, SNS에 구매 인증을 하는 이벤트나 할인 행사 등은 정보 공유 카페에 자주 올라왔다. 실제로 이를 보고 구매한 피해자들도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높은 수익률을 약속한다면 경계부터 해야 한다”며 “투자하기 전 사업의 수익 구조를 파악하는 것도 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샛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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