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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관광전략은 오직 홍보?…외국인 관광객 발길은 ‘뚝’

코로나19 이후 하늘길 열렸는데도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점점 줄어
3년 비해 2.7%p 감소, 하락폭 전국 최대…서울‧부산은 3% 이상 ↑
道, 외국인 관광객 교통편의 외면…쇼핑 상품도 부재, 만족도 ↓
홍보만 치중, 개선점 조사는 부실…관광 전략 수립은 사실상 ‘답보’

 

코로나19로 막힌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정부가 올해와 내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지정한 가운데 경기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최근 태국 현지에서 ‘경기관광’을 알리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규모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도의 외국인 관광객 대상 사업이 현장 요구를 반영하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빼앗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언어장벽·장애’ 불편은 계속…경기도, 관광약자 편의성 ‘미흡’

 

24일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기도 외국인 관광객 방문율은 10.7%로 전국 세 번째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13.4%와 비교하면 2.7%p 감소한 수치로 다른 지역들과 비교해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외국인 방문율 1위 서울과 2위 부산과 비교해도 도의 성적은 초라하다. 서울(81.8%)과 부산(15.6%)은 같은 기간 각각 4.3%p, 3.0%p 증가한 반면 도는 하락한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3 경기관광설명회’에 참석해 “도는 산업과 경제의 중심뿐 아니라 관광 명소도 많은 작은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 방문율을 놓고 보면 도의 관광산업 전략은 새로운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도는 외국인 관광객 도내 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해외 여행사와 연계한 홍보 목적의 ‘팸투어’, 외국인 서포터즈 ‘오마이경기(O.M.G.)’ 등을 추진 중이다.  

 

또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경기관광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도를 알리는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도의 이 같은 사업들은 홍보 수단에 불과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실질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율을 빠른 속도로 회복한 서울과 부산의 전략과 비교해 봐도 차이는 뚜렷하다.

 

서울의 경우 택시 호출 서비스를 개발하고, 관광지 곳곳에 안내소를 설치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특히 휠체어 리프트 차량 등 외국인 교통 약자를 위한 서비스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부산도 공공호출 택시 ‘동백택시’에 해외 12개국 언어 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라이프 인 부산’을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의 교통 편의를 끌어올렸다.

 

반면 도의 외국인 관광객 대상 교통사업은 택시가 아닌 투어버스로 운영, 자유로운 개인 관광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또 투어버스는 ‘쉬운 경기도 여행’을 의미하는 ‘이지(EG) 투어버스’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투어에만 초점이 맞춰져 휠체어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 등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상태다.

 

도는 2019년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대형버스를 빌려주는 ‘경기여행누림’, ‘온동네경기투어버스’ 등을 운영 중이지만 이용은 국내 장애인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교통 편의성이 떨어지면서 낯선 지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도 방문을 외면하게 하는 셈이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6.2%가 국내 여행에서 가장 고려하는 인프라로 ‘교통’을 꼽았다.

 

경기관광공사 한 관계자는 “이지 투어버스는 활성화가 잘 되는 코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코스도 있다”면서 “외국인 교통약자에 대한 부분은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9월 사업계획 과정에서 제안해 볼 수는 있다”면서도 “현실적인 여건상 구체적인 도입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관광객 ‘니즈’ 파악 안 돼…개선점 조사도 외국인 ‘제외’

 

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는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그러나 ‘경기관광’은 외국인 관광객 쇼핑에 한계를 드러낸 지 오래다. 쇼핑관광 상품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방문 시기에 맞춰 쇼핑기회를 제공하는 ‘서울 쇼핑페스타’를 개최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소비를 유도하는 연결고리를 구축했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조사에서도 대한민국을 최종 관광목적지로 선택할 때 고려하는 주요 활동은 쇼핑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 61.7%가 쇼핑을 선택했다.

 

반면 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만족도 조사에서는 ‘쇼핑’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관광 명소 방문 이외에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이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실태조사마저 중단되면서 도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 수립은 당분간 답보상태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도는 관광정책 개선을 위해 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경기관광 실태조사’를 진행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2020년 외국인 관광객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주요관광지 방문객 실태조사’로 통계명칭을 바꾸고 내국인만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2분기 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바라는 경기관광의 모습, 관광 상품, 개선점 등은 파악할 방법조차 없는 것이다.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올해 2분기는 이미 조사 기획이 끝났고, 외국인 대상 조사는 진행이 안 됐다”며 “올해 3분기부터 신규 설계해 별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경기도 관광지 소개를 위한 홍보를 우선순위로 하고 있다”면서 “개인 자유여행 증가 등을 고려해 마케팅뿐 아니라 관광수용태세 개선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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