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에 상륙한 제6호 태풍 ‘카눈’의 이동속도가 느려지면서 더 큰 강우와 강풍이 강타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 경남 거제시로 상륙한 제6호 태풍 카눈이 오후 진행 방향을 ‘북’에서 ‘북북서’로 틀면서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태풍이 방향을 바꾸게 되면 관성이 사라져 속도가 느려진다. 때문에 태풍 카눈은 북북서로 방향을 바꾸면서 속도가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 북진 속도도 25km로 느린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태풍 카눈의 강도는 ‘중’으로 전날 한반도에 접근하던 때보다 한 단계 낮아졌으나 느리게 이동하면서 한반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강우와 강풍의 지속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태풍 카눈은 이날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30km 지점에 있을 때 속도가 24km까지 떨어지고, 10일 오전 12시 서울 북쪽 40km 지점에 다다르면서 속도가 시속 19km까지 느려질 수 있어 경기도 및 수도권의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까지 100∼200mm의 비가 내리고 바람도 매우 강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속도가 느린 태풍이 큰 피해를 일으킨 사례가 있었다.
역대 피해규모 5위 안에 드는 2002년 태풍 '루사'는 2002년 8월 31일 전남 고흥반도에 상륙 시 이동속도가 시속 30km에 그쳤고 내륙을 지날 땐 시속 18km까지 속도가 떨어진 바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전국을 관통하며 지면 마찰로 약해질 가능성은 있으나, 지형적 요인 등으로 곳곳에 극한 호우가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태풍 피해가 클 수 있으니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며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한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