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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사의 '공감숲'] 그래도 추석은 다가온다

  • 신훈
  • 등록 2023.09.25 06:00:00
  • 13면

 

색소폰 아티스트,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소울 아이즈(Soul EYES)’. 제이비엘 4344(JBL Model 4344) 스피커로 듣는 음악은 사물과 현상을 관조케 하는 마력이 있다. 평소엔 감정의 편이 되다가도 재즈를 들으면 이성(理性)의 편에 서게 된다. 영혼의 눈으로 사건과 사물을 보면 미래는 긍정적이다. 반전 있는 미래를 그려보게 된다.

 

지난 21일, 민주당 국회의원 최소 30명이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에 찬성했다. 마치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300명 국회의원 중 234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던 장면과 겹쳐진다. 빌어먹을… 기성 프로페셔널 정치인, 직업 정치인들에게 국민이 농락당했다. 윤석열과 이준석에게 젊은 청년들이 이용당했듯, ‘개딸’들도 노회한 문파 정치인들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무대 위 적막.

 

감정적으로 격분할 일 아니다. 철학으로 분해하면 간단하다. 칸트와 쌍벽을 이뤘던 독일 철학자 헤겔은 “현실적인 모든 것은 이성적이며, 이성적인 모든 것은 현실적”이라고 했다. 배신과 잇속의 정치는 현실이다. 따져보면 이성의 정치다. 인간의 이성은 그게 선이든, 악이든, 현실로 나타난다. 경험과 인식이 다른 사람은 서로 우길 뿐이다. 국민 뜻은 그저 추상적인 것으로 치부하면 그만이다. 현실에선 밥그릇 지키기가 더욱 중요한 의제다.

 

원인은 철학이 먼 곳에 있어서다. 눈앞 공천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국민은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회의원과 고급관료 나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국민은 국가의 일원일 뿐이고, 국민은 권력의 테두리 안에서 존재하는 피지배계급일 뿐’이다. 국민의 정치적 견해는 개인의 일탈된 자유로 간주한다. 이번 의결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그렇다고 정치를 외면해선 안 된다. 선과 악에 대한 가치판단은 잠시 유보해도 좋다. 국민의 목소리가 먹히지 않았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다. 무대 위의 연극은 언젠간 끝나게 돼있다. 장막이 드리워지면, 새로운 무대가 펼쳐질 것이다. 이즈음, 철학적 사유가 필요하다. 철학의 정신은 성찰을 의미한다. 되레 이 국면을 사랑의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철학은 사랑(philos)과 지혜(sophia)의 합성어다.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 곧 철학이다.

 

새로운 출발… 낡은 것을 버려야 한다. 모두 함께 가는 게 반드시 최선은 아니다. 일제강점기와 군부독재 정치를 지내오던 중에 우리에겐 권위주의, 끼리끼리 문화, 특수계급의 이익 추구를 통한 부패, 절대 권력에 부역했던 아픈 경험들이 굳은살처럼 남겨졌다. 고체화된 유산을 떨쳐내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겠는가. 굳은살을 떼어내는 게 어찌 아프지 않겠는가.

 

사필귀정은 종국에 승리의 역사로 서술됐다. 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한풀 꺾이더니, 추석이 다가오는 것처럼, 정치는 풍요로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잘못은 결국 바름으로 귀소한다. 세상의 원리는 반드시 그렇게 작동하게 돼있다. 음험한 세계에 환멸을 느꼈더라도 눈을 부릅떠야 한다. 정신줄을 놓아선 안 된다. 국민이 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국민은 준엄한 회초리를 들 것이다. ‘엄중’이라는 가면이 벗겨지는 날, 사익의 정치는 국민 주권에 의해 끝장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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