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을 맞은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기념행사를 열고 그간의 역사를 돌아보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직원 모두가 행복한 IBK를 함께 만들자"며 노사 협력을 당부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6일 오전 기업은행 본점에서 노조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에는 전임 노조위원장들을 비롯한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들과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등 금융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경기 김포시갑 국회의원 등 정치계 인사들과 김 행장을 포함한 은행 경영진들도 함께했다.

김형선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지금 기업은행은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초 헌법적인 기재부의 통제로 국책금융기관 노동자의 자부심은 나날이 위축되고, 관치와 정치로 금융 정책은 물론 물리적 공간인 본점 건물마저 정치와 선거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이전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지금 기업은행 노조가 전개하는 투쟁은 노동자의 자부심을 지키는 투쟁이고 조직의 미래를 사수하는 투쟁"이라며 "선배님들이 지켜온 이 조직을 누구도 함부로 흔들 수 없도록 굳건하게 지켜갈 것을 다짐하고 맹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배 금융노조위원장은 축사에서 "금융노조에게도 2023년은 유난히 힘든 한 해가 되고 있다"며 "윤석열표 노동개혁은 노동 조건을 후퇴시키는 노동개악으로 노조를 폄훼, 배제하고 건폭, 카르텔 등의 단어로 부정한 집단처럼 포장해 정권의 지지율 버팀목으로 이용하려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꽤 오랜 시간동안 정부의 은행과 노동조합, 금융노조에 대한 계속되는 공격을 버텨내야 하겠지만,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아무리 노동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고 해도 역사의 거대한 흐름까지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노조 창립 5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를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지만 오랜 세월 함께 걸어온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은행과 노동조합은 맞잡은 손을 끝까지 놓지 않았고, 험난한 굴곡을 슬기롭게 넘기며 여기까지 왔다"고 평가했다.

김 행장은 "지난 50년간 노사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IBK를 자산 500조 원을 바라보는 은행으로 잘 키워왔다"며 "새로운 50년도 이러한 정신을 계속 계승·발전시켜서 직원 모두가 행복하게 근무하는 더 나은 IBK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