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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이스라엘 전쟁과 한반도

  • 신율
  • 등록 2023.10.13 06:00:00
  • 13면

 

가자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이번 공격으로 인해 중동 정세는 다시금 불안해지고 있다. 중동 지역의 정세가 불안해지면, 유가 상승으로 인해 우리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번 경우, 경제에만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다.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이번 전쟁이 북한에게 학습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북한은 이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상대를 먼저 건드리면 다른 국가들이 쉽게 참전하기 힘들다는 점을 배웠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하마스로부터 또 하나를 배우게 됐다. 즉, 전격적이고 다발적인 공격을 가하면, 상대는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개발한 아이언 돔의 능력에 대해 자랑해 왔다. 그런데 하마스가 5000여 발의 로켓을 한꺼번에 쏘자, 아이언 돔은 무용지물이 됐다. 이런 결과는 북한에게 상당한 자신감을 줄 수 있다. 현재 북한은 자주포, 방사포, 장사정포를 동원해 시간당 1만6000발의 포탄을 남한에 쏟아부을 수 있다. 북한이 한꺼번에 포탄을 쏟아부을 경우, 이런 공격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결국 북한은 좀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됐을 것이라는 말이다.

 

또 한 가지 북한이 학습할 수 있는 사안은, 이른바 인질에 관한 부분이다. 하마스는 외국인을 포함한 이스라엘 국민 150여 명을 납치했는데,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있을 때마다 인질 한 명씩을 처형하겠다고 한다. 이스라엘이 쉽게 가자지구를 공격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만일 북한이 이런 학습 효과를 얻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상대적 취약지역에 북한군을 침투시켜 우리 국민들을 납치하거나, 아니면 아예 점령한 상태에서 우리와 협상을 벌이려 들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의 역할이 중요해지는데, 북한이 ICBM을 가지고 미국을 협박할 경우, 미국이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에 대해 강경한 조치를 취할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미국과 관련해 두 번째 문제점이 도출된다. 미국이 동시에 몇 개의 전쟁을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가 하는 부분이 그것이다.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이제는 이스라엘까지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만일 북한이 이런 환경을 이용해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미국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즈가 “하마스의 공격은 미국의 권력이 다시 강해지는 것을 막고 세계를 다극화 체제 속으로 계속 밀어넣으려는 시도”라고 진단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우리 역시 북한이 넘보지 못할 군사적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핵무기 보유 없이 “북한이 넘보지 못할” 능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지금의 상황은 다시금 우리에게 자체 핵무장의 필요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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