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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2의 전성기 맞은 ‘사랑과 평화’

최근 MBN '불꽃밴드' 출연해 최종 2위 기록
45년 간 '대화'를 통해 단련한 단단한 팀워크 자랑
방송 이후 바쁜 나날 보내, 단독 전국투어가 꿈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 격언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그룹이 있다. 국내 최장수 그룹 ‘사랑과 평화’다. 1978년 ‘한동안 뜸했었지’로 데뷔한 이후 45년간 소울&펑크 장르에서 독보적 위치를 자랑하는 밴드다.

 

‘사랑과 평화’는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MBN에서 방영한 ‘불꽃밴드’에 출연해 최종 2위를 거머쥐었다. 평가전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7번의 경연을 거치며 다른 밴드와 관객들,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비결은 ‘언제라도 가능한 연주 실력’ 이다. ‘사랑과 평화’는 ‘불꽃밴드’ 출연 이전에도 늘 모여서 연습을 했다. 정기연습과 지방연주 등을 통해 실력을 키웠다. 코로나19 시기에도 합숙을 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우리는 언제라도 연주할 준비가 돼 있어요. ‘불꽃 밴드’ 이전에도 항상 모여서 연습을 했고, 그런 경험이 쌓여 무대에 올랐을 때도 당황하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경연 때도 형님(이철호)이 즉흥적으로 곡을 이끌었는데 완벽한 호흡을 자랑할 수 있었습니다.”

 

리드보컬과 커퍼션 이철호, 건반 이권희, 베이스 박태진, 드럼 정재욱, 기타 이해준으로 구성된 ‘사랑과 평화’는 그 연령대가 다양하다. 리더 이철호는 71세, 나머지는 40, 50, 60대다. 50대 이상에서 높은 인지도가 있지만 그들이 하는 음악은 젊다.

 

“‘반전 매력’이죠. 사실 저희는 평균 연령이 많지는 않아요. 팀이 오래돼서 올드한 팀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멤버들의 마인드가 올드하지 않고 ‘소울&펑크’ 장르에 있어 요즘 젊은이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랑과 평화’는 음악적으로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2014년 9집 No.9 ReBirth 이후 앨범을 내기 보다는 공연에 집중하고 있지만, ‘불꽃 밴드’에 출연해 아이디어를 내고 기존 음악을 편곡하며 기량을 끌어올렸다.

 

“편곡을 하면서 곡 자체를 바꾼 게 아니라 가운데 부분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 부분을 바꿨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나이 드신 분들은 추억에 잠겼을 것이고, 젊은 친구들은 ‘이건 또 색다르네’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사랑과 평화’가 국내 최장수 그룹으로 자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화’다. 연습 후엔 식사를 하며 연주에 대한 피드백을 진행하고 밴드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토론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멤버들 간에도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굉장히 ‘민주적’이에요. 형님(이철호)은 나머지 멤버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서로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권위적인 게 전혀 없습니다. 또 대화를 통해 각자의 성향들을 다 파악하고 있는데,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게 장점입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리더 이철호는 “4명이 마음에 들면 1명은 양보할 수 있는 거고, 팀에서 활동하면서 자신의 음악을 주체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보람있는 점이며 팀워크를 단단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방송 이후 ‘권토벤’, ‘꿀벌’, ‘이쇼팽’, ‘건달프’ 등의 별명을 얻게 된 ‘사랑과 평화’는 각 멤버의 수준 높은 실력도 자랑했다. 우리나라 밴드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리더 이철호는 카리스마로 팀을 똘똘 뭉치게 했고, 건반 이권희는 팀원을 독려하며 용기를 북돋아줬다.

 

“공연을 하면서 멤버들이 잘 따라줬어요. 이 멤버로 함께 한 지 24~25년 됐는데, 다른 뮤지션들과 차이가 납니다. 차가 아무리 좋아도 바퀴 하나만 이상해도 전복되는데, 기타, 건반, 베이스, 드럼 모두가 환상의 조합입니다.”

 

경연 당시 3일안에 새로운 곡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팀원들은 평소 팀워크를 가감 없이 발휘했다. 리더 이철호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노래를 불러야 팀원 모두가 돋보이는지 구상했다.

 

“다른 팀과 차별되는 점은 형님(이철호)이 무대를 끌고가는 점이었습니다. 무대에서 액션을 취하면 관객들이 확 달아오르게 하는 게 있어서 굉장히 획기적이었습니다. 공연 후반부로 갈수록 저희 밴드가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또 기분 좋은 점은 ‘사랑과 평화’의 이미지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그들의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졌고,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도 많아졌다.

 

“저희한테는 좋은 기회였죠. 단발성 방송보다는 3개월 동안의 공연을 통해 7080세대를 위한 음악을 한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그 아래 세대들에게도 인기가 많아졌습니다. 활기차고 활발한 공연도 많이 했고 이미지가 젊어졌습니다.”

 

방송을 마치고 바쁜 날을 보내고 있는 ‘사랑과 평화’는 불꽃밴드 전국투어, 연말 공연, 미국 공연을 앞두고 있다. 방송에서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는 그들은 지방에서도 많은 관객이 찾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더 이철호는 “사실 옛날부터 꿈이 단독 전국 투어인데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유튜브도 활발하게 하며 ‘이 기운’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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