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재작년에는 사람들이 분장하고 다니긴 했는데 올해는 못 봤어요.”
지난 31일 할로윈데이를 맞은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사람들은 저녁을 먹거나 영화를 보기 위해 거리로 쏟아졌다.
할로윈데이보단 평일 저녁을 즐기고자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거리에선 호박, 박쥐, 마녀 등 할로윈 장식과 코스프레 의상을 입은 사람들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른 겨울 이벤트에 나선 가게도 있었다.
할로윈데이가 자취를 감추자, 시민들은 평상시처럼 하루를 보냈다. 서창동에 사는 A(25)씨는 “전에는 친구들과 모여 술을 마시면서 할로윈을 보냈다”며 “올해는 퇴근하고 나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원래 인천의 할로윈데이는 조용하다고 말하는 상인도 있었다.
이곳에서 15년 동안 장사한 B씨는 “할로윈데이 때 서울로 놀러 가서 그런지 오히려 사람이 많지 않다”며 “연말인 12월 31일, 1월 1일에 가장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했다.
한 시민은 인현동 화재 참사를 떠올렸다. C씨는 “고등학교 축제가 있어 놀러 갔다”며 “뒤풀이를 인현동에서 했는데, 당시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반면 20대 시민들은 대부분 인현동 화재 참사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1999년 10월 30일 인천 중구 인현동의 한 상가건물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학생 52명을 포함해 57명이 숨지고, 79명이 다쳤다.
쓰라린 기억이 있는 만큼 인천시는 올해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인파 밀집 사고 방지책을 세우고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안전 관리 기간으로 운영했다.
앞서 시는 부평 문화의 거리, 선학동 먹자골목,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중구 신포 문화의 거리·차이나타운·월미도 등을 인파밀집지역으로 예상했다.
이날 로데오거리에는 많은 사람이 모이지 않았지만,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순찰하는 소방본부 관계자를 볼 수 있었다.
시 관계자는 “사람들이 몰릴만한 곳을 지속적으로 동향 파악했다. 군·구와 경찰, 소방 등과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안전상황실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했고 CCTV를 통해 주요 장소를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