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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망 마비’ 궁색한 발표…원인도 ‘몰라’, 답변도 ‘못 내놔’ 

사흘간 마비된 전산망은 복구…장비 교체하고도 53시간 먹통
전문가들 “원인 파악 못했나”…정부 축소 발표 등 의혹 제기
“주말 아닌 평일 작업, 상식 벗어나…해킹 가능성 배제 안돼”

 

사흘간 마비된 정부 행정전산망이 정상화된 가운데 정부가 복구 시점까지도 전산망 먹통 원인을 정확히 내놓지 못하면서 각종 의혹을 낳고 있다.

 

정부는 고장을 불러온 것으로 알려진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가 평일에 이뤄진 점, 구체적 원인과 백업시스템이 미작동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 중이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해킹 등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부가 이번 사태를 안일하게 대응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원서류 발급 서비스 ‘정부24’와 지방행정시스템 ‘새올’이 마비된 원인을 정부가 축소 발표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전날 행안부 발표를 보면 지피케이아이(GPKI)라는 인증시스템 앞단에 있는 네트워크 장비를 업데이트하다 문제가 생겼다”면서 “그런데 전문가들은 의아했다”고 말했다.

 

해당 네트워크 장비를 업데이트하다 문제가 생긴 것을 인지하고 업데이트를 취소하고 원상태로 되돌렸는데 문제 해결이 안 돼 장비를 새로 교체했는데도 문제가 잡히지 않아 53시간이 흘렀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게 진짜 이유라면 더 빠른 시간에 원인이 진단됐어야 하고 고칠 수도 있었던 것”이라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걸로 봐서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 원인 파악이 확실히 안 됐거나 아니면 그냥 조금 문제를 축소하는 경향이 있지 않느냐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정부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운 만큼 투명한 원인조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비스를 정상 복원하는 것이 우선 급선무고 원인 규명은 그 후”라며 “중요한 것은 원인 규명 때 이해당사자들을 제외한 팀을 꾸려 들어가야 한다. 해킹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배제할 수 없는 단계”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산하 한국정보통신산업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네트워크 장비 오류라는 매우 무책임하고 쉬운 변명으로 사태를 얼버무리려 하는 정부 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용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도 “카카오나 네이버와 같은 민간 IT기업이 사흘째 복구 조치도 하지 않고 원인 발표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보라. 아마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먹통 사태를 불러온 프로그램 업데이트 작업이 휴일이 아닌 평일에 진행된 점도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통상 보안패치 등 SW 업데이트는 충돌 문제 등이 생길 소지가 있기 때문인데 이용자가 적은 주말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안부는 큰 규모의 SW 업데이트 작업은 주말에 하지만 이런 패치 작업은 규모가 작아 평일에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행안부는 지난 17일 오전 민원서류 발급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음에도 즉시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오후에 보도자료로 대응 사실을 알려 비난을 자초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카카오톡 먹통 사태처럼 재난문자로 전 국민에게 민원 서비스 중단 사실을 알렸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행안부가 지자체 단체 대화방을 통해 전산망 마비 업무지침을 전파한 것을 놓고 사태의 심각성에 비춰 적절했느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전산망 중단은 재난 요건에 맞지 않아 재난문자를 보내지 않은 것으로 서버가 불에 타 막대한 손실이 난 카카오톡 먹통 사태와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단체 카톡방에 업무지침을 내린 것은 외부에 복구작업을 나간 직원들이 많아 즉시 대응 차원에서 공유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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