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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색]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대학에서 민법학 강의를 들어 본 분들은 라틴어 법 격언인 ‘Pacta sunt servanda(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사인(私人) 사이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민사법의 대원칙인 이 말은 사실 법 이전에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할 상식이라 생각된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이 규범을 어김으로 인해 갈등과 분쟁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사실을 우리는 늘 경험한다. 국제사회에서도 국가간 신뢰의 기초도 약속을 지킴에 있고, 이는 남북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 확신한다.

 

6.25전쟁이후 남북이 피차간 정전협정위반을 했다고 고발하는 수많은 도발사태에 대한 중립국감독위원회에의 결론은 도긴 개긴, 특히 60-70년대 남북간 휴전협정 위반 회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우리측 잘못이 더 많다고 중감위에서 판정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아는 우리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2018년 꿈같던 남북간 밀월시대 이후 남북이 서로 약속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지금의 냉랭하고 불안한 상황을 초래한 몇몇 사례를 평가 반성 성찰하면서 새로운 남북관계 복원 가능성을 찾아보고 싶다. 사안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역지사지의 자세, 북의 주장을 토대로 한 평가가 있어야 바른 판단과 문제해결의 길을 볼 수 있다는 전제를 감안하면서 중도적 입장의 사고가 필요하다는 점 강조하고 싶다.

 

싱가포르 북미회담과 9.19평양선언, 그리고 하노이회담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바른 판단을 한다면 문제해결의 길이 모색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싱가포르 북미회담에서 북미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을 굳게 믿고 북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그래서 평양에서의 남북정상회담과 9.19선언, 특히 문대통령이 5.1경기장에서 15만 평양시민을 대상으로 한 연설이 가능했다. 이듬 해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회담 공동선언을 구체화하는 회담이 될 것으로 확신하며 장거리 기차여행을 즐겼었다. 결과는 미국의 배신, 즉 선 비핵화라는 기존의 태도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며 분노와 증오심으로 핵 억지력 강화를 다시 정책 우선순위로 잡고 핵미사일무력 증강에 올인 한다. 남한의 배신과 무능, 무대책에 대한 분노와 증오심이 2020년 6월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상식 밖의 행동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 약속위반에 대한 대가 차원의 보복 감정표현이라 할 것이다. 우리 눈으로 보면 정신병자와 같은 행동이지만 그들로서는 그런 행위로라도 감정표현이 있어야 할 만큼 감정이 상했다는 표징이다.

 

북미회담을 기대하기에는 현재의 미국 국내외 상황이 녹록치 않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면 될 것이다. 우리가 9.19 평양남북공동선언에서 약속 했던 사항인 금강산관광사업과 개성공단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새로운 길이 보일 수도 있다고 본다. 새해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이 점을 언급했으면 한다. 화해의 장으로 이끄는 것은 강자의 몫이라는 점, 다시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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