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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수의 월드뮤직 세계사] ’얼후와 시타르는 만날 수 있을까‘

 

“드론은 안돼요. 중국 때문에”

“아니, 인도 땅 위에 드론을 띄우겠다는데 왜 중국 눈치를 봐야 됩니까?”

“우리가 눈치 보는 게 아니라 인도가 눈치 보고 있어서요”

 

무슨 이야기인가.

내년 여름, 히말라야 사막 퍼포먼스를 앞두고 예술가와 여행사 대표가 주고받은 이야기다.

동양화가, 대북주자, 현대무용가, 피아니스트 등 열 명 가까운 예술가들이 히말라야 여행을 가기로 했다. 2주간의 여행경로 중, 히말라야가 품은 사막이 포함된 것을 알고 예술가들은 흥분했다. 사막을 주제로 즉석 작품을 펼쳐보겠다는 것이다. 동양화가가 대북연주에 맞춰 먹 드로잉 쇼를 펼치면 현대무용가가 이를 춤으로 표현한다는 식. 상상만으로 흥이 넘친 대북주자가 공연 장면을 드론으로 촬영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붕 떴던 분위기가 동력 잃은 드론처럼 내려 앉은 것은 그 지점이다. 여행사 대표가 일언지하에 불가능하다고 한 것이다. 중국과 인도의 60년 분쟁사를 모르면 이해 못할 상황이었다.

 

중국과 인도의 싸움은 국경선 때문이다. 국경문제가 왜 생겼는가. 맥마흔 라인 때문이다. 맥마흔이 뭔가? 영국의 외교관 이름이다. 1914년, (인도를 식민지로 갖고 있던)영국과 (중화민국에서 독립상태이던)티베트, 중화민국등 삼자가 모여 맥마흔 라인을 정했다. 영국 외교관 이름을 붙인 것을 보면 이 국경선이 영국 주도로 그어졌고, 영국 식민지 인도에 유리하게 그어졌을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중국이 순순히 받아들였을 리 없다. ‘중국 땅 되기 전의 티벳하고 정한 국경선을 인정할 수 없다’며 분쟁지역인 동부의 아루나찰프라데시주와 북부의 악사이친 고원을 중국 영역으로 못박았다. 결국 1962년, 전쟁을 일으켜 국경분쟁을 더 키웠다. 핵 가진 두 대국의 싸움은 3차 대전의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 전쟁 후에도 크고 작은 분쟁은 계속 되었다. 2020년, 라다크에서 일어난 난투극으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소모전을 해결하기 위해 양국은 지금까지 20차례 가까운 양국회담을 열었다. 그러나 합의점을 못 찾은 채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중국 얼후와 인도 시타르의 협주를 볼 수 없는 것인가. 답도 끝도 안 보이는 양국의 국경분쟁을 지켜보며 ‘월드뮤직 전문가’로서 해온 생각이다. 나는 얼후 연주를 좋아한다. 중국 문화를 대표하는 ‘얼후’는 해금처럼 두개의 현에 활을 걸어 연주하나 굵고 거친 느낌의 해금과 달리 가늘고 맑은 소리를 낸다. 그 명징한 소리는 독주보다 협주 때 더 빛난다. 협주 악기 중에서도 동류인 현악기와 함께 할 때 더 멋들어진다. 그래서인지 유튜브의 얼후 협주는 대부분 현악기다.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동서양의 모든 현악기와의 협주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런데, 인도를 대표하는 ‘시타르’ 와의 협주는 찾을 수가 없다. 시타르는 비틀즈와 롤링 스톤즈, 라디오 헤드 등의 유명 그룹이 즐겨 연주해 세상 널리 알려졌고, 라비 상카라는 불후의 연주자 덕에 세계인이 사랑하는 악기가 되었다. 신비하고 몽환적인 시타르와 맑고 투명한 얼후의 하모니를 갈망해온 사람이 나뿐이었겠는가. 혹시 중국과 인도의 오랜 분쟁이 예술 문화에마저 국경선을 그어버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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