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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랑 속에 움튼 네 자매의 삶의 이야기, 연극 ‘작은 아씨들’

1860년대 미국 마치 가 네 자매 이야기…삶의 진정한 가치 찾으며 성장
따뜻하고 정감 가는 무대 연출과 흡입력 있는 연기로 감동
1월 14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


미국의 여성 작가 루이자 메이 올콧(1832~1888)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연극 ‘작은 아씨들’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루이자 메이 올콧은 진보적 교육자이자 사회 개혁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참정권이 없고 결혼만이 사회적 지위를 보장했던 1860년대 미국 여성의 삶을 그렸다.

 

원작 ‘작은 아씨들’은 1868년 7월에 출간돼 14개월 만에 3만 부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평론가들의 호평과 함께 루이자 메이 올콧은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지금까지도 청소년들의 필독서이자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세계명작으로 사랑받고 있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 미국 메사추세츠. 마치 가(家) 네 자매는 연극을 시작한다. ‘조’가 만든 대본으로 연기를 이어가는 ‘메그’, 수줍지만 피아노를 연주하는 ‘베스’, 발랄하며 예술가 기질을 발휘하는 ‘에이미’는 화목하고 즐겁다.

 

무대 위 네 자매의 일상은 작지만 함께 해 따뜻하다. 사교 파티에 초대된 ‘메그’, 스케이트를 타다가 물에 빠진 ‘에이미’, 로리의 청혼을 거절한 ‘조’, 이웃집 로렌스 할아버지의 피아노를 물려받은 ‘베스’까지 평범하지만 우애 넘치는 일상은 네 자매의 시간을 아름답게 그린다.

 

시끌벅적한 마치 가를 부러워해 그들과 어울리는 ‘로리’는 전쟁에서 돌아온 네 자매의 아버지를 돕기도 한다. 결혼보다는 돈을 벌기를 택하는 ‘조’의 선택에 사랑을 이루지 못하지만 청년 시절을 함께한 그들의 우정은 두터워진다.

 

 

19세기 미국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직업을 가질 수 없었고 결혼을 통해서만 경제생활을 할 수 있었다. 참정권은 노예제 폐지 운동을 시작으로 1920년이 되서야 획득할 수 있었다. 꿈을 위해 결혼대신 글쓰기를 선택하는 ‘조’의 모습에선 당시 여성의 사회 변화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무대는 '마치 가(家)'의 포근한 집을 그리며 꽃무늬 벽지, 책상과 침대, 이젤과 피아노 등 정감 가는 소품들로 네 자매의 개성을 드러낸다. 19세기 미국 여성의 복장으로 시대적 분위기를 살렸으며 자매들의 성향에 따라 변화를 주어 매력을 높였다.

 

 

침대에 올라 웅변하듯 ‘조’를 응원하는 ‘베스’의 용기 있고 진심어린 연기는 작지만 강한 인물의 힘을 보여주며,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에이미’의 대사는 결의에 차 있다. 결혼을 통해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은 ‘메그’ 까지 인물의 성장과 내면의 힘에 집중하는 연기는 감동적이다.

 

네 인물은 관객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무대 밖으로 이동하면서 관객과 호흡을 높인다. 배우들의 농담에 웃다가도 진지한 상황에선 어느새 집중하게 된다. 무대 중앙 얇은 커튼으로 장면 변환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내 쉴 곳은 작은집 내 집 뿐이리’라는 노래가 네 자매의 따뜻한 모습을 비춘다. 추운 겨울을 녹이는 연극 ‘작은 아씨들’은 14일까지 서울시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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