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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눈치'에 금융지주 회장 모두 새 얼굴로

조용병 전 신한 회장부터 김태오 DGB 회장까지 줄줄이 용퇴
당국 CEO 장기집권 반대 기조 '발목'…"개입 지나쳐" 비판도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용퇴를 결정하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임기 만료를 맞은 금융지주 수장들이 전원 교체됐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CEO연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영향이라는 해석과 함께 '눈치주기' 식의 개입이 지나치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지난 12일 회추위를 통해 3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캄보디아 현지 법인의 상업은행 인가를 목적으로 현지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네려 했다는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지 이틀 만이다. DGB금융은 이달 중하순쯤 차기 회장 1차 후보군 선정을 마칠 예정이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임기가 만료된 금융지주 수장들이 모두 교체됐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그간 2~3연임을 하며 10년 가까이 임기를 이어 왔다.

 

금융권 세대교체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은 신한금융이다. 지난 2022년 12월 조용병 전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며 진옥동 회장이 후임으로 선임됐다. 비슷한 시기 농협금융 또한 손병환 전 회장의 연임이 아닌 이석준 회장 선임을 선택했다. 

 

우리금융 또한 지난해 2월 손태승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임종룡 회장이 취임했다. BNK금융의 경우 김지완 전 회장이 임기를 5개월 가량 남기고 조기 사임하면서 빈대인 회장을 선임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역시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지난해 11월 양종희 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면서 CEO의 연임에 제동을 건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금융당국 수장들은 2022년부터 연임에 대해 비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며 주요 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 간접적으로 개입해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손 전 회장의 3연임을 두고 "당사자께서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경고성 발언을 내놓았고, 조 전 회장의 용퇴 결정에 대해서는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스럽다"며 치켜세웠다. 

 

지난해 6월 윤 전 회장의 4연임설에 대해서도 "후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등 합리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DGB금융이 나이제한 규정을 바꿔 김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현 회장이 연임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바꾼다는 것은, 축구 시작하고 중간에 룰을 바꾸는 것과 같다"며 "제가 아는 DGB금융지주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1954년생으로 만 69세인 김 회장은 지배구조 내부 규범상 나이제한(만 67세)에 걸려 연임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작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은행 지배구조와 관련한 모범관행'에 CEO의 임기 정책과 관련한 내용은 없어 금융당국의 '눈치주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체된 수장들 중 대부분이 임기 중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지나친 '관치금융'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줄줄이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관치금융'이라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당국에서는 '관치금융'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단순히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간접적인 개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지난해 말 "경영 능력과 비전이 입증된 경영진이라면 연임이 아니라 3연임이라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다"며 "거꾸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고 너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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