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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사의 '공감숲'] 욕망의 에피소드, 서울 메가시티

  • 신훈
  • 등록 2024.01.24 06:00:00
  • 13면

 

지난해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에 의해 촉발됐던 김포–서울편입 이슈가 잦아든 모양새다. 서울 인근 도시에 사는 지인들에게 물어봤다. “사는 곳이 서울로 편입되면 좋은지?” 필자의 우문이었다. 인간은 사익의 동물임을 간과해서다. 사유재산에 관심이 높은 건 당연한데 말이다. 질문 받은 대개는 서울 편입을 적극·강력 찬성했다. 서울로 편입되면 보유 부동산의 가격 상승 등 기타 편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균형발전? 개인 입장에서 보면, 완전 남 얘기다. 문제는 집권세력에 있다.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하자, 수도권 민심 전환을 위해 김포-서울편입 공약(公約)을 띄웠던 것. 유권자의 욕망을 자극해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정치집단의 삐뚤어진 이기심 자체였다. 욕구는 인간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화폐에 대한 욕구가 발동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음을 꿰뚫은 전술이다.

 

하지만 계산이 잘못됐다. 김포 민심을 잡으려다 김포가 아닌 수도권 다른 도시 민심을 놓칠 수 있다. 수도권을 잡으려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등을 잃을 수 있다. 그렇다고 서울 민심을 잡는 것도 아니다. 김포-서울편입이 서울시민 개인의 이익에 직접적으로 플러스 되는 건 없어 보인다. 집단 간 개인의 이익 균형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서울-김포 윈-윈전략이 아니기에 김포-서울편입은 프로파간다(선전선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모름지기 정치는 국토의 균형 발전에 기반을 둬야 한다. 정치는 국가의 발전적 미래를 방해해선 안 된다. 우리는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서울과 수도권 집중에 따른 폐해를 목도하고 있다. 국민이면 누구나 안다. 알면서도 ‘공약(空約)’을 남발한다. 가히 정치권의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 “범죄는 생필품 때문이 아니라 욕구의 과잉 때문에 저질러진다”고 하지 않던가.

 

돈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자극하는 용도로 쓰여 진 공약(公約)은 정의가 아니다. 그저 권력 쟁취를 위한, 악취를 풍기는 기만이다. 로맨틱한 환상을 불러일으킨 서울편입 애드벌룬. 인간의 욕망을 자극했던 에피소드다. 정치는 시민을 희망고문 해선 안 된다. 그건 인간에 대한 학대다. 언론은 총선 전 김포주민투표 시행이 타당성 조사를 이유로 미뤄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김포시민은 뒤통수를 맞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일부 언론은 서울 인근 일부 지자체장의 신중 모드 전환을 밝혔다.

 

김포-서울메가시티론. 이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역대 정부의 국정 기조에 모순되면서 유야무야 형국이다. 바라건대, 향후에는 정책 발표 전에 국가 전체의 이익을 먼저 고려했으면 한다. 성급한 정책 결정은 바람직한 자유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건 다른 형태의 독재다. 우리가 독재에 저항하는 건 부당한 억압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욕 때문이기도 하다. 더 이상 수도권 시민에게 모욕을 줘선 안 된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약(公約)의 절제된 모습이 보여 지길 바란다. 그래야 국민이 정치를 신뢰하게 된다. 서울 집중을 통해 지방을 죽이는 일. 반복돼선 안 된다. 정녕 묻는다. 우리의 정치에 국정 철학은 있는지? 우리의 정부에 공존 의지는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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