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기시론] 중진 지역구 재배치와 대통령실 출신 공천

  • 신율
  • 등록 2024.02.14 06:00:00
  • 13면

 

요즘 국민의힘은 중진들의 공천 문제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공천 경선 과정에서 동일 지역 3선 이상의 중진들에게 15%의 패널티를 주기로 했을 뿐 아니라, 일부 중진 의원들에게는 지역구를 옮길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아직까지 중진들의 반발은 그다지 심한 편은 아니다. 부산 진구 갑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5선의 서병수 의원에게는 부산 지역의 북·강서 갑으로 지역구를 옮길 것을 요구했고, 재선의 김태호 의원에게는 자신의 지역구인 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대신 경남 양산 을에 출마할 것을 요청했는데, 두 사람 모두 당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경남 밀양시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3선의 조해진 의원에게는 김해 출마를 요청한 상태다.

 

이렇듯 보수정당이 중진 의원들의 지역구를 '재배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에도 미래통합당은 중진 의원들의 지역구를 재배치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당시의 이런 시도는 총선 패배의 원인이 됐다. 중진 의원들의 정치력이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새로운 지역에 가서 터를 닦으려면 최소한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다른 지역구에 출마하라고 하니, 실패는 예정됐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1대 총선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21대 총선에서는 중진 의원들에게 “완전히 다른 지역” 출마를 요구했던 반면, 지금은 “광역”은 동일하되, 다른 지역에 출마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산시장을 역임했던 서병수 의원의 경우, 같은 부산시 내에서 지역구를 이동하는 것이고, 경남 지사를 역임했던 김태호 의원 역시, 경남 지역 내에서 지역구를 이동하는 것이다. 즉, 경남 의원을 수도권에 출마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떠난 지역구에 누구를 공천할 것인가 하는 부분은 문제로 남는다. 만일 이 자리에 대통령실 출신들을 공천한다면, 이는 중진 의원들에 대한 지역구 이동 요구의 진의가 왜곡될 수 있다. 이렇게 진의가 왜곡될 경우, 총선에서 역풍이 불 수 있다. 이런 상황이 가시화된다면, 국민의힘은 새로운 인물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도 있다.

 

매일경제신문·MBN이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 5일과 6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전화 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더라도, 응답자의 49%가 현역의원을 뽑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만큼 유권자들의 새로운 인물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이런 욕구가 높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이 투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 있다.

 

역대 총선 직전 여론조사에서도, 항상 새로운 인물을 선호하는 여론이 높았지만 총선 결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은 어떨지 모르지만, 최소한 대통령실 출신 정치 신인들이 이런 자리에 공천될 경우, 유권자들이 이들을 “새로운 인물”로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