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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도 불교 미술의 정수…전시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남인도 신화 속 여신과 정령들, 부처 사리 모셨던 스투파와 함께 전시…97점 공개
부처 상징하는 보리수나무와 빈 대좌, 발바닥, 수레바퀴 부조, 불상도 의미 더해

 

생명력이 넘쳐흐르는 연꽃과 부드러운 곡선을 띄며 자라나는 넝쿨들, 울창하게 뻗은 나무들은 남인도의 상징이다. 남인도는 적도 부근에 위치해 사시사철 덥고 습하며 여름엔 계절풍을 따라 많은 비가 내린다. 대지에선 다양한 생명이 자라며 숲속에는 신비로운 정령들이 산다.

 

기원전 5세기 남인도에 불교가 전파된 이후 독특한 문화가 형성됐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는 남인도에 존재했던 신들과 불교가 전파된 이후 생겨난 조각상, 부조 등 97점을 전시하고 있다. 인도 뉴델리국립박물관, 영국박물관 등이 소장한 기원전 2세기~기원후 4세기 유물들을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함께 공개하는 것이다.

 

인도의 불교는 기원전 5세기 북인도 갠지스강 근처에서 시작됐다. 석가모니는 샤카족의 왕자로 ‘깨달은 자’라는 뜻이다. 석가모니는 룸비니 동산에서 마야부인의 오른쪽 옆구리에서 태어나 30살에 출가한 후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는다. 이후 설법을 이어가다 열반에 드는데 그의 말씀과 법문은 종교가 돼 지금까지 전 세계에 전해진다.

 

 

‘스투파’는 이런 석가모니와 승려가 죽은 후 몸에서 나온 사리를 모신 탑이다. 석가모니가 열반에 든 후 사리는 룸비니와 카피라브스투 등 북인도 여덟 곳의 스투파에 모셔졌다. 150년 뒤 아소카왕이 8개의 사리를 다시 8만 4000개로 나눠 인도 전역에 전하는데, 이때 스투파도 함께 세워진다. 2000여 년 전 인도 전역에 세워졌던 스투파는 그 조각으로 남아있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 것은 남인도 신화 속 신들과 정령들과 동물들이다. 남인도의 기후로 물이 가득 든 항아리에서 연꽃이 피어나는 조각을 남겼고 풍요의 여신 락슈미가 전설의 새 함사와 함께 조각으로 전해진다. 연꽃은 건강과 생명, 풍요를 상징했고 조각에선 각종 금은보화가 쏟아졌다.

 

 

자연의 정령들은 입에서 연꽃을 뿜어내며 생명력을 나타냈다. 물 속에 사는 전설 속 동물 마카라는 악어 머리, 코끼리의 코, 물고기의 지느러미를 하고 스투파를 지켰고, 동전이 쏟아져나오는 연꽃 모자를 쓴 정령 약사는 인도인에게 풍요를 선물했다.

 

기원전 2세기 사타바하나 왕조가 세워지고 인도 전역에 불교가 전해질 즈음, 발달된 무역망과 경제로 유럽과 동남아시아, 서아시아로 뻗어나갔던 교역의 흔적도 볼 수 있다. 인동문을 새긴 원반형 돌, 연꽃을 새긴 원반형 돌 등은 불교문화의 전파를 증명했고, 코끼리와 사자가 있는 귀걸이는 화려했던 불교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8만 4000개의 스투파 중 하나인 피프라와 스투파에서 출토된 사리와 보석들이 아름답게 전시돼 불교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1891년 피프라와의 영지 관리인이었던 윌리엄 페페가 자신의 영지 내 둔덕에서 발견한 사리다. 당시 사리는 ‘부처의 유골’이라고 적힌 석함에 담겨 있었다.

 

이후엔 본격적으로 스투파 조각들이 전시된다. 반원 모양의 스투파는 3단의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으며 참배객들이 기도를 할 수 있도록 사방에 문을 뒀다. 스투파를 지키는 뱀인 ‘나가’와 석가모니를 상징하는 보리수나무와 빈 대좌, 법문을 나타내는 수레바퀴가 장식돼 있으며 그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석가모니를 상징하는 사물들과 불상, 법문을 전하는 마카라 등을 보다보면 기원전 남인도의 신화와 불교의 조화로운 융화, 지금까지 깨달음을 전하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느낄 수 있다. 전시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는 4월 14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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