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스캠에 속에 아무런 이익 없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한 30대 여성이 구속됐다.

가평경찰서는 26일 사기 혐의로 30대 여성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피해자 10명으로부터 약 2억 2000만 원을 받아 조직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가평군 설악면 소재의 한 주차장에서 현금 800만 원을 수거하러 왔다가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들에게 덜미를 잡혔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였던 B씨는 저금리 대환대출을 위해 기존 대출금을 변제해야 한다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연락을 받고 현금 800만 원을 준비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상함을 느끼고 미리 파출소를 방문해 상담을 한 후 보이스피싱임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만났으나 일면식이 없는 남성 C씨의 말에 넘어가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던 C씨는 본인을 사업가라 소개하며 A씨에게 ‘지금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지만 귀국하면 사귀고 싶다’며 사진을 보내오는 등 소위 ‘로맨스스캠 작업’을 건 것으로 보인다.

당시 특별한 직업 없이 고시원에 거주하며 경제난을 겪던 A씨는 C씨에게 심리적으로 지배당했고 불법적인 현금 수거책 역할임을 알고 있었으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범행에 동참하면서 C씨와 해당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아무런 금전적 이득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대로 별도 휴대폰을 준비하는 등 경찰 수사에 대비해왔으며,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상황에도 C씨에게 연락하며 상담하는 등 현재까지 C씨를 놓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A씨의 연락에 “구속당할 사안이 아니니 안심하고 곧 내가 한국에 가서 해결해 주겠다”고 말하며 안심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속인 C씨의 행방과 보이스피싱 조직 전체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A씨를 범행에 가담시킨 경위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비록 로맨스스캠에 속았으나 범죄임을 아는 상황이었기에 혐의가 있다 판단했다”며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현금 수거책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수법을 사용하므로 현금 수거책으로 이용당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김영복‧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