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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적 미학 극대화”…연극 ‘실종법칙’

실종자의 친언니 ‘유영’과 실종자의 남자친구 ‘민우’가 실종자 ‘유진’을 찾아나서는 이야기
황수아 작가·문새미 연출 …두 인물의 대화로 드러나는 진실과 공포, 연극 요소 활용
황수아 작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에 대해 말하는 작품”
10일~5월 12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우리는 친구나 가족 등 주변의 인물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깊은 고민이나 고통에 대해선 외면할 때가 많다. 한 사람이 실종되고 외면했던 진실을 마주할 때, 자신을 위해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공포는 그 거짓말에서 시작된다.

 

실종된 인물을 마주하는 공포에 대한 연극 ‘실종법칙’이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했다. 극단 커브볼이 창작한 미스터리 추리극 '실종법칙'은 ‘유진’이 행방불명되고, 친언니 ‘유영’과 유진의 남자친구 ‘민우’가 만나 ‘유진’을 찾는 내용으로 황수아 작가와 문새미 연출이 손을 잡았다.

 

연극 '실종법칙'은 202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자 황수아 작가의 창작극을 기반으로 2023년 '제7회 미스터리 스릴러전'과 '제23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았다.

 

어두컴컴한 ‘민우’의 반지하 방에 ‘유영’이 찾아온다. 유영은 전날 밤 사라진 친동생 유진의 행방을 묻고, 민우 역시 모른다고 얘기한다. 둘은 유진과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는데, 유진에게 새로운 남자가 생겼다는 것, 소설가 지망생인 민우의 처지를 탐탁지 않아했다는 것 등의 진실이 밝혀진다.

 

극은 사회적 문제를 얘기하며 현실성을 부여한다. 2030 청년 세대의 현실이나 데이트폭력, 졸피뎀이나 사망 보험금 등의 문제가 거론된다. 그러는 사이 자매간의 질투와 다툼, 연인 사이의 심리적 문제도 드러난다. 누가 진정으로 ‘유진’을 위하는 것인지 모르게 관객들은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범인을 추적하며 진실의 퍼즐을 맞추게 된다.

 

 

16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황수아 작가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말하고자 했다”며 “두 등장인물이 날선 대화를 이어가며 혼란스럽고 예의 없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상처가 되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극이 진행되면서 그런 모습들이 일련의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이어 “여느 추리 소설이나 영화와 달리 연극이 가지고 있는 제약들을 오히려 문학적으로 활용해 최소한의 인물과 장치로 연극적인 즐거움과 미학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 작가는 작품 제목이 ‘실종법칙’인 이유에 대해 “작품 자체가 실종을 파헤치는 이야기인데, 저는 실종 자체가 우리의 뒤통수를 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제목을 고유명사로 짓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특히 극 중 유영 역으로 출연한 배우 금조와 노수산나는 같은 역할을 소화함에 있어 두 배우의 실제 나이와 캐릭터를 살려 변화를 줬다. 이에 대해 배우 금조는 “연습을 시작할 때 연출님께서 (같은 대본임에도) 배우 ‘금조'는 굉장히 강하게 들어와 점점 연약해지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언니인 배우 '노수산나'는 처음에는 겁이 많다가 오히려 뒤로 갈수록 뻔뻔해지고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두 배우의 의상을 달리해 캐릭터의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극 중 민우 역으로 출연한 배우 심완준은 “연극의 매력은 바로 현장성”이라며 “관객들 바로 앞 무대에 서면 항상 긴장되고 떨리지만 또 그런게 연극의 매력이고 무대에 계속 서게 되는 이유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두 인물의 대화로 인간 내면의 깊은 공포를 드러내며 추리의 매력과 긴장감을 선사하는 미스터리 추리 연극 ‘실종법칙’은 5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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