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큰 기대를 모았던 17대 국회, 역시 생산성에선 형편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저런 명목으로 특별위원회를 '여덟'개나 만들어 놓고 정작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아 놀고 먹는 국회란 비판마저 사고 있다.
여야는 각종 규제를 없애겠다는 명목으로 규제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작년 6월 활동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회의를 연 것은 단 한번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작년 8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로 여론이 들끓자 즉각 구성된 고구려사 왜곡대책특위는 단 한번의 활동도 해보지 못한 채 개점휴업 상태다.
여야가 위원장 지라를 놓고 사투를 벌이다 여론이 잠잠해지자 흐지부지 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소속 한 특위위원은 "정치 쟁점이 4대 법안으로 이동하면서 특위 자체가 가동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7대 국회에서 가동된 8개 특위가 대부분 이런 식으로 지난 6개월 동안 정치개혁특위는 2번, 일자리 창출특위는 3번, 미래전략특위는 5번 회의를 연 것이 고작이었다.
이 뿐 아니라 지금까지 8개 특위의 평균 회의시간은 4시간 47분에 불과해 평균 반나절도 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에에 대해 열린우리당 소속의 한 특위 위원은 "국회가 파행되고, 바빠서 안한 것 같다"며 "본인도 명단에 들어있는데 회의를 안하더라"고 얼버무렸다.
이처럼 명패만 걸어놓고 활동은 전혀 하지 않아도 위원장에겐 매달 450만원 정도가 지급되고, 특위 위원들도 일정액의 활동비를 꼬박꼬박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인 제스처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작년 연말까지 한게 없어 좋은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한 관계자는 "현안만 생기면 덜컥 특위를 만들어 놓고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며 "혈세 낭비 방지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