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 아침부터 눈을 비비며 전국 러너들이 25일 인천 중구 씨사이드파크에 모였다.
유모차에 몸을 맡긴 아기부터 지팡이를 짚은 노인까지 남녀노소 설렘을 안고 마라톤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5㎞ 코스에는 가족런(3인·4~5인) 부문이 마련된 만큼 가족 단위의 참가자들을 쉽게 만날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아이들의 이름에서 따오거나 형제 관계를 강조하는 등 개성 넘치는 팀명을 내세웠다. ‘OO아빠’, ‘OO엄마’ 등이 적힌 단체 티를 맞춰 입고 오기도 했다.
기록보다는 가족들과 추억을 남기고자 출전한 게 대부분이었다.
경기도 광주에서 온 ‘봄봄여름이네’ 팀은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마라톤에 도전하게 됐다. 팀명은 쌍둥이인 양세봄(5)·양예봄(5) 양과 막내 양여름(4) 양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아이들이 어린 만큼 부부인 고지혜(39)·양정모(41) 씨가 중간중간 안아서 체력을 분배하겠다는 계획이다. 5㎞ 코스를 30분 만에 통과하는 게 목표다.
고 씨는 “이번이 첫 도전인 만큼 설렌다. 추억을 남기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며 “아이들을 안고 결승선을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반려견과 함께 출전한 이들도 있었다.
5㎞에 참가한 최연숙 씨(35)와 박정혁 씨(37) 커플은 반려견인 설이(1)와 함께였다. 최 씨는 “설이가 뛰는 걸 너무 좋아해 처음으로 마라톤에 도전하게 됐다”며 “오늘 무사히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