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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中間)도 오른쪽에서 보면 왼쪽이 되고, 왼쪽에서 보면 오른쪽이 된다.’ 어떤 일본 책에서 본 글이다. 조선 후기의 대문호 연암(燕巖) 박지원은 ‘열하일기(熱河日記)’의 저자로 유명하다. 그는 ‘낭환집서(螂丸集序)’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임백호(林伯湖)가 말을 타려는데 하인이 나서며 말했다. “나으리 취하셨습니다요. 가죽신과 나막신을 한 짝씩 신으셨어요.” 백호가 꾸짖으며 말했다. “길 오른 편에 있는 자는 날더러 가죽신을 신었다 할 터이고, 길 왼편에 있는 자는 날더러 나막신을 신었다 할 터이니 무슨 문제란 말이냐.” 천하에 발만큼 눈에 잘 띄는 것도 없으련만 보는 바가 같지 않으면 가죽신인지 나막신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그런 까닭에 참되고 바른 견해는 진실로 옳다하고 그르다 하는 그 가운데에 있다.’
백호가 어떤 신발을 신었는지를 정확히 보려면 왼편도 오른편도 아닌 정면에서 보아야만 한다는 뜻이다. 그냥 걸어가면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짝짝이 신발도 말 위에 걸터 앉으면 분간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세상에는 이렇듯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일들이 너무 많건만 모두들 자기 눈만 믿고 가죽신이다 나막신이다라며 고집을 피우기 일쑤다.
뿐인가. 괜한 고집이 불씨가 돼 말 싸움을 하게 되고, 마침내는 주먹 다짐으로 돌변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중간이 모두 좋은 것도 아니다. 예컨대 오른쪽도 왼쪽도 아닌 중간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으면 이는 백도 아니고 흑도 아닌 회색분자가 되고 만다. 때문에 문제의 진실을 알고자 한다면 이쪽과 저쪽의 차이점과 문제점이 한 눈에 들어 오는 곳, 중간 또는 정면에 서서 보아야 하는데 단세포적인 현대인들은 거기까지 생각이 못 미친다.
요즘 정치권은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다. 중도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때론 자리를 옮겨가며 관점을 바꾸는 것도 지혜다. 이창식/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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