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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마켓컬리 물류센터, 안전 불감증에 떨며 일하는 노동자들

컬리 평택물류센터 작업 전 안전교육 미완료
미끄러운 바닥, 위태로운 지게차 운행…사고 위험 ↑
단순 일용직이라 참고 넘어가…안전 불감증 심각

 

지난 4일,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마켓컬리 물류센터. 냉동 창고 안은 영하 20도의 혹한 속에서도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밤낮없이 신선한 식품을 가정으로 배송하기 위해 일하는 작업자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냉동 식품보다 더욱 차가운 현실이 드러났다. 바로 안전에 대한 무관심과 소홀함이었다.

 

◇ 안전 교육은 요식행위, 현장은 위험천만

 

작업에 투입되기 전 약 한 시간가량의 안전교육이 진행되었지만, 정작 중요한 안전 수칙은 생략된 채 형식적인 교육으로 끝났다. 현장에 존재하지 않는 컨베이어 관련 영상을 틀어주는 등 실제 작업 환경과 동떨어진 교육 내용은 작업자들의 안전 의식을 높이기는커녕 오히려 형식적인 절차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특히 냉동 창고 내에서 갇히거나 저체온증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실제 작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에 대한 교육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작업자 A씨는 "인력이 부족해서 교육이 끝나기 전에 바로 현장에 투입되는 것 같다"며 "작업 현장에 맞는 내용이 없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미끄러운 바닥, 위태로운 지게차 운행…사고 위험 ↑

 

영하 20도의 냉동 창고 바닥은 얼어붙어 있었지만 미끄럼 방지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마켓컬리 측에서 지급한 안전화의 접지력마저 낮아 작업자들은 끊임없이 넘어질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실제로 많은 작업자들이 작업 중 넘어지거나 발이 미끄러지는 사고를 경험했다. 특히, 물품이 가득 담긴 카트와 함께 넘어지는 위험한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안전 수칙 위반이었다. 창고 내에서는 신호수 없이 지게차가 단독으로 운행되어 다른 작업자와의 충돌 사고 위험이 상존했다. 이는 작업 전 안전교육에서도 지적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 단순 일용직이라 참고 넘어가…안전 불감증 심각

 

작업자들은 이 같은 위험한 작업 환경 속에서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단순 일용직이라는 이유로 불만을 표현하기 어려워했다. 

 

이튿날 오전 1시까지 이어진 작업을 마친 작업자들은 부상을 호소했다. 작업자 B씨는 "작업자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바닥을 고무 같은 접지력이 높은 재질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작업 중 10번은 넘어진 것 같다. 무릎과 발목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마켓컬리 측은 안전 교육을 진행하고 안전 보호구를 지급하는 등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안전모와 방한복 등 안전 보호구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특히일용직 작업자들도 언제든 사측에 건의 및 고충 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온라인 고충처리제도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일용직 작업자들의 의견을 항상 청취해 안전한 근무환경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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