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뿐만 아니라 가축도 의료공백을 겪고 있다.
전공의 파업과 가축방역관 부족 문제가 끝나지 않는데, 해마다 마지막 보루인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공중방역수의사(공방수) 인력도 줄어서다.
이는 인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보의·공방수 지원 자체가 줄어 전국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들의 복무 기간은 3년으로 18개월인 육군 현역병보다 두 배 길다. 대통령 공약인 ‘현역병 월급 200만 원’의 현실화가 코앞인 만큼 곧 급여 부분에서도 큰 차이가 없어진다.
굳이 선택할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처우개선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으면 구멍이 더 커지는 건 뻔하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신규 공보의는 의과 17명, 치과 10명, 한의과 9명 등 모두 36명이다. 이들은 의료취약지인 강화·옹진군에 배치됐다.
올해 복무가 끝난 인원은 40명이다. 지난해보다 4명 부족해진 셈이다. 기존 복무 중인 41명 포함, 공보의 77명이 현재 근무 중이다.
인천지역 공보의는 2021년 86명, 2022년 83명, 2023년 81명으로 계속 인원이 줄고 있다. 이에 시는 인력조정과 순회 진료로 공백을 메운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전공의 파업이 겹치면서 부족한 인력이 파견까지 나갔다는 점이다.
게다가 정부는 전문의가 부족한 권역·지역응급센터에는 공보의를 배치할 계획이다. 공보의가 돌아오려면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파견된 인원수는 말해 줄 수 없다”며 “현재 인천지역 공보의 77명 중 31명이 의과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순회 진료가 필요한 보건지소는 5곳”이라고 말했다.
공방수도 마찬가지다. 올해 1명이 복무를 마쳤는데, 충원된 인력이 없다.
인천지역 공방수는 2020년 9명, 2021년 7명, 2022년 5명, 2023년 3명이다. 올해에는 2명으로, 4년 전 대비 4.5배 줄었다.
현재 전국 가축방역관 수는 적정인원 대비 턱없이 부족하다. 높은 업무강도에 비해 낮은 처우 때문이다.
이에 공수의·공방수를 통해 대응 중이나, 이마저도 열악한 근무여건에 쉽지 않다.
지난해 강타한 럼피스킨을 비롯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 전염병도 끊이질 않는다. 방역 최전선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인력난은 업무 가중으로 이어진다. 결국 악순환만 반복되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공방수는 강화군과 중구에 1명씩 배치돼 있다. 가축방역 업무를 맡는다”며 “지원이 줄면서 공중방역수의사 정원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