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강화군 교동도에서는 추석 무렵 해파리냉채를 먹는 전통이 있다.
해파리는 주로 여름철 해수욕장에서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생물로 알려졌지만 6억 년 전부터 바다에서 생존해 온 오래된 생물이다.
해파리 중에는 녹색 형광을 띠는 단백질(Green Fluorescent Protein)을 가진 종류가 있다.
연구용 유전자를 삽입할 때 형광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도 같이 붙여놔서 ‘연구용 유전자가 제대로 활동하는지’ 확인하는 생물학적 마커로 사용한다.
그 결과로 로저 첸, 마틴 챌피, 시모무라 오사무 연구자들은 해파리를 이용한 녹색 형광 단백질(GFP) 연구로 2008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나무위키).
기수식용 해파리(숲뿌리 해파리)는 해파리 중에서 식용할 수 있는 6종 중에서 최고급이다. 길이 50㎝, 둘레 100㎝, 무게 5~10㎏에 달하는 대형 해파리다.
기수식용 해파리는 부가가치가 있는 식용 해파리 종으로, 중국 발해·요동만·산둥반도·동중국해와 한국의 강화도·무안 지역에 서식한다.
강화도 해역에서 잡은 기수식용 해파리는 쫄깃한 식감으로 중국으로 수출되어 상어 지느러미와 비슷한 맛을 내는 고급 요리에 사용한다고 한다.
강화군 교동도 주변에서는 가을 추젓(새우젓)을 잡을 때 새우 그물에 기수식용 해파리가 잡히면 새우와 따로 분리한다. 올해처럼 8~9월에 비가 적게 오는 해면 기수식용 해파리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교동에서는 기수식용 해파리를 회(날 것)로 먹거나 염장해 먹으며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한다고 한다.
소금과 백반을 사용하여 기수식용 해파리를 염장한다. 해파리에서 물이 완전히 빠져나가도록 2~3번 반목해 염장한다.
기수식용 해파리를 폭이 가늘게 자른 다음, 씻어서 물에다 1~2시간 정도 담가 놓는다. 그러면 염분이 빠져나가서 비리거나 짠맛이 없어지고 해파리 특유의 쫄깃한 식재료가 된다.
체관에다 건져서 물을 짜내고 무, 미나리, 쪽파, 마늘을 넣는다. 배를 썰어서 설탕, 식초, 소금을 넣고 묻혀서 먹는다. 교동도에서는 고춧가루를 추가해 매콤하게 먹기도 한다. 상큼하고 세콤, 달콤하며 해파리의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도 좋다.
예컨대 중국요리 중 양장피와 같으나, 양장피는 전분으로 만들어 흐물흐물하며 물컹한 느낌이 나지만 교동도 해파리냉채는 해파리 특유의 쫄깃해 씹는 식감이 좋다.
교동도 대룡리가 고향인 서필여 씨는 “교동에서는 추석 전후에 즐겨 먹으며, 결혼식이나 제사 때 꼭 필요한 음식 중 하나”며 “중국산 해파리는 물컹 물컹하지만 교동도 해파리는 꼬들꼬들하고 약간 질깃 듯해 씹는 맛이 좋다”고 말했다.
기수식용 해파리를 판매하는 곳이 교동에 없어,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창후리 어시장 형제호에서 직접 잡은 기수식용 해파리를 판매하고 있어 1㎏ 사서 해파리냉채를 만들었다.
아내는 기수식용 해파리를 이용해 해파리냉채를 만들면서 추석 전후 친정어머니가 해주던 그 해파리라고 말한다.
해파리냉채의 비결은 따듯한 물에 겨잣가루와 설탕을 넣으면 겨자 특유의 매콤한 맛이 난다고 하며, 해파리냉채는 인천에서 추석 음식으로 즐겨 먹던 음식이었다고 한다.
기수식용 해파리 강화 개체군은 무안 개체군에 비해 유전적으로 다양하고 그 지역에서 오랜 기간 정착해 광염, 광온의 환경에 적응하고, 유전적으로 분화된 그것으로 보인다.
무안 개체군은 정착한 시기가 짧은 것으로 여겨지며, 유전적으로 단순한 개체군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장수정, 한국의 기수해파리 목과 근구해파리목의 다양성 연구, 부경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8).
기수식용 해파리는 중국과 우리나라 강화도, 무안 지역에 주로 서식한다. 특히 강화 지역 개체군은 유전적 다양성이 높고,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 강화도 주변의 기수식용 해파리에 관한 연구와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아울러, 한강과 바닷물이 만나는 이 지역의 환경 정화도 요구된다.
글 : 김용구 박사(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인천시 섬발전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