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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부터 '섭종'까지...게임업계, 보릿고개 피해 생존 안간힘

포트폴리오 재편 본격화...실적 개선 위한 비용 효율화 집중
배틀크러쉬, 어비스리움 매치, 라그나돌 등 부진작 정리 수순
게임사, 구조조정 칼바람...국내·글로벌 개발자 해고 증가 전망

 

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한파를 맞은 게임사들이 생존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흥행 성적이 저조한 신작 서비스를 과감하게 종료하거나 회사 구조조정에 잇따라 나서며 비용을 절감하는 모양새다. 게임사들의 결단을 두고 일각에서는 게임 서비스 품질 저하 및 이용자들의 신뢰 하락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하지만, 현재 게임사들은 체질 개선을 통한 경영 효율 상승을 최우선의 목표로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6월 출시한 '배틀크러쉬' 서비스를 오는 11월 29일 종료하기로 했다. 출시 약 5개월 만에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출시 당시 배틀크러쉬는 MMORPG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벗어나려는 엔씨소프트의 의지가 담긴 상징적인 게임으로 꼽히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출시 이후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지난 8월 기준 동시접속자 100명 미만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내자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틀크러쉬뿐 아니라 엔씨소프트는 액션 게임 '프로젝트 E', 캐주얼게임 '도구리 어드벤처’, 인터랙티브 무비 '프로젝트 M', 메타버스 플랫폼 '미니버스’의 개발도 중단하기로 했다.

 

위메이드 계열사 위메이드플레이(구 선데이토즈)는 퍼즐 기반 모바일 게임 ‘어비스리움 매치’의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 1월 글로벌 출시된 어비스리움 매치는 지속적인 흥행 성적을 끌어내지 못하게 되면서 서비스 기간을 1년도 채우지 못하게 됐다. 또 위메이드플레이는 다음 달 30일 서비스 중인 ‘스누피 틀린그림찾기’의 서비스도 종료한다. 2017년 11월 출시된 이 게임은 인기만화 피너츠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이다. 

 

웹젠은 올해에만 3종의 게임 서비스를 차례로 종료했다. 지난 7월 26일 '라그나돌'의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어 8월 13일 모바일 MMORGP(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뮤 오리진', 같은 달 22일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게임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특히 뮤 오리진은 9년간 서비스 해온 장수 게임인 데다가, 돌연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고지함에 따라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져 트럭시위가 열리는 등 업계 이슈가 되기도 했다.

 

비용 절감 및 경영 효율화를 위한 일환으로 구조조정을 택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신규 자회사 설립과 조직개편, 구조조정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4개 자회사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게임개발 스튜디오 3개와 인공지능 기술 전문 기업 1개 등 4개 비상장 법인으로, '쓰론 앤 리버티', 'LLL', '택탄' 부문과 AI 연구개발 조직인 엔씨리서치가 독립한다.

 

또 엔씨소프트는 인력을 재배치하고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이외 상시 채용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5000명대였던 엔씨소프트 임직원수는 지난 2분기 구조조정 및 2개 자회사 설립과 이번 구조조정으로 4000명 이하로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중견 게임사 쿡앱스는 최근 채용 전환형 인턴을 뽑아 일을 시키다가 계약 기간이 끝나자 전원 탈락시켰다. 쿡앱스는 지난 4월 '유일한 정규직 전환형 인턴십'이라며 '슈퍼루키 챌린지 7기'를 선발했지만 이를 통해 뽑은 10명 모두 채용하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구조조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담당 부서에서 650명을 해고했으며 넷이즈, 라이엇게임즈 등도 최근 두 자릿수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글로벌 구조조정 사례를 추적하는 '게임 인더스트리 레이오프'는 올해 게임산업에서 1만 3000명의 개발자가 해고될 것으로 추산했다. 2022년 8500명, 2023년 1만 5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게임 서비스 종료 및 게임사 구조조정 소식이 업계 내 곳곳에서 들려옴에 따라 일각에서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임 서비스 돌연 종료 사례가 빈번해진다면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으로 인한 게임사 인력의 감소는 곧 게임 서비스 품질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갑작스럽게 서비스가 종료되는 부정적인 경험향을 반복적으로 겪는다면 후 게임에 시간·비용을 크게 할애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면서 "잠재적 고객을 잃을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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