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기가 제철을 맞았음에도 저조한 출하량을 보이면서 카페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초겨울 딸기 물량이 달리면서 딸기 원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딸기 음료·디저트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들은 메뉴 가격을 인상하거나, 딸기 대신 대체재료를 활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여름 이상고온현상이 지속되며 딸기 모종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딸기 가격이 크게 올랐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딸기 특등급 2kg 상자의 도매가격은 6만 1894원을 기록했다. 전일 대비 2869원이 오른 값이다. 지난주 6만 3178원에 비해 소폭 낮아졌지만 전년 동월 평균(5만 2847원) 대비 17% 높은 수준이다.
딸기뿐 아니라 다른 겨울 제철 과일 역시 가격 오름추세다. 감귤 특등급 3kg은 전일보다 2966원 오른 3만 807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년 같은 달 대비 26% 인상된 가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설명에 따르면 지난달 출하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며, 출하량 감소세는 이달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년 12월 초 이맘때쯤 초기 출고량이 많지 않아 겨울 제철 재료의 가격 변동이 심한 경향이 있다"면서 "전국에 매장이 많은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안정적인 재료 공급을 위해 사전에 밭떼기 거래를 체결하는 등 대규모로 재료를 확보한다"고 전했다.

딸기값이 오르면서 겨울 시즌 딸기 음료와 디저트를 선보여왔던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메뉴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할리스가 출시한 겨울 시즌 메뉴인 딸기 라떼(그란데 사이즈 기준)는 6400원에서 6900원으로 500원 올랐고, 딸기 주스는 6900원에서 7300원으로 400원 비싸졌다. 딸기 조각케이크와 딸기 요거트도 200~400원 가격이 인상됐다.
또 파스쿠찌 딸기 라떼와 딸기 주스 가격을 전년 대비 각각 100~200원 올렸고, 설빙은 생딸기트리설빙 가격을 400원 높였다. 컴포즈커피도 생딸기주스를 100원 올려받기 시작했다. 일부 카페는 기존 딸기를 사용하던 디저트에 딸기 대신 포도 토핑을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마진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딸기 원가가 크게 올랐을 뿐 아니라 출고량 자체가 많지 않아 딸기 대신 다른 과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제철 과일 재료의 가격이 비싸지면서 카페 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최근 몇 년간 커피 원두, 코코아 등 카페에서 주로 사용하는 인기 메인 재료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톤당 2000달러 수준이던 코코아는 아프리카 코코아 생산 부진으로 지난해부터 올라 1만 달러를 돌파했고, 커피는 원산지인 동남아와 남미의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소매가격이 크게 인상됐다.
이 관계자는 "전 지구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몇 년째 발생하면서 주요 원재료의 작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환율 부담까지 높아지고 있다"면서 "가격 인상을 매번 시행할 수도 없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원가 절감을 위한 자구책 마련을 위한 프랜차이즈 카페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