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전 인천시청 본관 앞에 고급 외제 승용차 한 대가 서 있다.
의회~본관~민원동으로 연결되는 도로에 버젓이 서 있는 차량 옆에 운전기사가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한참이 지나 본관에서 나온 사람은 운전기사가 문을 열어주자 서둘러 탑승했다. 차량은 그제야 시청을 빠져 나간다.
차량은 이날 유정복 시장 주재로 열린 ‘경제단체 유관기관 합동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한 서동만 인천벤처기업협회장 차량이다.
주차지옥이 된 인천시청(본청)은 누군가에게는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공무원들과 민원인들이 인천시청에 주차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주차장 공사 탓이다.
시는 지난 2020년 8월부터 인천애뜰 공영주차장 설치공사를 하고 있다. 359억 1000만 원을 들여 지하 3층(2만 570㎡), 주차대수 635면 규모다. 내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공사로 인해 현재 358면이 줄어들었다.
시는 문학경기장(400대), 문화예술회관(100대) 등 대체주차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거리가 멀어 시청까지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인천시의회 쪽 주차장은 이중주차하기 어렵고, 민원동 앞은 북새통이다.
어렵게 이중 주차에 성공하더라도 시민들은 민원 신청을 하다말고 수차례 차량을 빼줘야 한다.
시민들은 주차공간을 확충하기 위한 공사라는 안내에 참는다. 하지만 특별한 누군가에게 주어지는 특권에 분통을 터뜨린다.
서구 검암동에 사는 A씨는 “주차하기 위해 몇 바퀴를 돌아야 한다”며 “운이 좋게 이중주차를 해도 몇 번이고 차를 빼야하는데 본관 앞에 버젓이 주차돼 있는 고급 차량을 보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남동구 구월동에 사는 B씨도 “얼마나 높은 사람이길래, 저런 특혜를 누리는지 모르겠다”며 “인천시민들을 위한 행정, 누구에게나 평등한 행정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알지 못했던 일”이라며 “본관 앞은 차량들이 지나다니기 때문에 통행에 방해가 돼 주차할 수 없다.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