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업계의 영원한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매출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40여 년간 롯데백화점이 국내 백화점업계의 왕좌 좌리를 지키고 있었으나, 최근 양 사간 거래액 비중 격차가 3.3%로 줄어드는 등 신세계 백화점의 맹렬한 추격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롯데백화점의 거래액은 13조 7434억 원으로 파악됐다. 아웃렛 등을 제외한 순수 국내 백화점 부문 거래액만 집계한 수치다.
신세계백화점이 12조 2393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현대백화점 9조 6161억 원, 갤러리아백화점 2조 9093억 원, AK백화점 1조 2057억 원 순이었다. 5대 백화점 전체 거래액에서 롯데가 차지하는 비중은 34.6%로 신세계(30.8%)보다 3.8%포인트(p) 높다.
롯데와 신세계 간 거래액 비중 격차는 2021년 6.3%p, 2022년 5.4%p, 2023년 3.8%p 등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거래액을 보면 롯데가 6조 8462억 원(34.6%), 신세계가 6조 1093억 원(31.3%)으로 비중 격차가 3.3%p 까지 좁혀졌다.
하반기 무더운 가을 날씨에 의한 패션 매출 저조, 비상계엄 이후의 소비 침체, 고환율 등과 같은 공통 변수가 있지만 지금까지의 양사 실적 흐름을 고려하면 격차는 2%대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향후 백화점 1∼2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최근 롯데백화점이 진행하고 있는 저성과 점포 구조조정은 순위 변동 시점을 가늠할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하위 점포의 매각 또는 폐점이 진행되는 동안 롯데백화점 전체 거래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신세계 백화점이 빠르게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롯데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실적이 저조하거나 성장 가능성이 낮은 비효율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 점포 가운데 실적이 가장 낮은 마산점이 지난 6월 셔터를 내리면서 본격적인 점포 재구조화 작업의 시작을 알렸다. 롯데는 마산점 외에 하위 10여 개 점포의 매각 또는 폐점, 사업 전환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점포의 연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1500억 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백화점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신세계백화점은 '프리미엄화'를 내세워 매출 규모 확장에 나선다. 단일 점포로는 국내 최초로 2년 연속 거래액 3조 원을 달성한 강남점을 필두로 주요 지역별 거점 점포의 고급화와 차별화에도 속도를 낸다. 신세계는 부산(센텀시티)과 대구, 광주, 대전 등 주요 대도시에서 부동의 1위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 백화점은 저성과 점포를 정리하는 한편, 백화점과 쇼핑몰의 경계를 허문 미래형 점포 타임빌라스(TIMEVILLAS) 안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는 지난 10월 타임빌라스로 재단장해 개점한 수원점을 시작으로 신규 설립 또는 기존 점포의 재단장 등을 통해 2030년까지 타임빌라스를 13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처음 거래액 3조 원대 점포가 된 롯데 잠실점은 오는 2027년까지 단일 점포 매출 4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