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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미공개 게임 프로젝트' 잇따른 유출에 '골머리'...저작권 공방 가열

넥슨, ‘MX 블레이드’ 유출 정황 포착…디나미스원 경찰 조사
'다크 앤 다커' 이어 두 번째...'게임 훔치기' 관행 고착화 우려
게임업계 "게임 저작권 보호 시급" vs "창작 자유 저해 우려"

 

넥슨의 미공개 개발 프로젝트가 또다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게임 저작권을 둘러싼 논란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게임 저작권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창작의 자유를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미공개 프로젝트 'MX 블레이드' 개발 자료가 무단 반출된 정황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넥슨게임즈의 인기 모바일 게임 '블루 아카이브' 제작에 참여한 개발진이 설립한 신생 게임사 '디나미스원'이 지난 24일 경찰 수사를 받았다. 

 

넥슨게임즈는 박병림 PD 등 개발진이 퇴사하면서 미공개 프로젝트 데이터를 유출했다고 보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디나미스원 관계자들이 넥슨게임즈를 퇴사하는 과정에서 개발 자료를 무단 반출한 혐의를 두고 박병림 대표 등 핵심 직원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또한, 유출된 자료가 실제 개발에 활용됐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디나미스원은 지난해 4월 창립 이후 같은 해 9월 첫 게임 ‘프로젝트 KV’를 공개했으나, ‘블루 아카이브’와 유사한 화풍과 분위기로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디나미스원은 공개 8일 만에 사과문과 함께 개발 중단을 발표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 특성상 장르별로 비슷한 포맷·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측면이 있는데, 이러한 부분이 게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흐리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일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시 말해 표절·도용된 내용이 같은 장르에서 보여지는 특성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특정 게임의 애셋(자료)을 그대로 차용했다면 티가 날 수 밖에 없다. 플레이를 해본 게이머라면 단박에 알아차릴 정도로 유사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넥슨의 미공개 프로젝트가 외부로 유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넥슨코리아는 아이언메이스와 4년째 저작권 공방을 벌이고 있다. 넥슨은 ‘프로젝트 P3’ 개발팀장을 맡았던 최모 씨가 개발 자료를 유출해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크 앤 다커’를 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은 넥슨이 제기한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청구소송 1심에서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저작권을 침해하지는 않았지만, 영업비밀 유출로 85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처럼 대형 게임사의 미공개 게임 프로젝트 개발 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업계 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로선 게임 저작권 침해를 인정받기가 쉽지 않아, 실질적인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것. 게임의 핵심 구성요소가 되는 디자인, 분위기, 경제 및 각종 시스템, 캐릭터·스킬 등 게임 내 비슷한 부분이 많더라도 게임이라는 콘텐츠 특성상 표절·도용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게임 저작권이 시일내로 확립되지 않는다면 비슷한 사례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대로라면 이른바 '게임 훔치기'가 업계 내 관행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저작권 영역이 분명해지고 처벌 수위도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형 게임사의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퇴사한 뒤 해당 자료를 토대로 신규 게임을 내놓는 '게임 훔치기' 행위가 관행으로 굳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게임 저작권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범주화 및 법제화와 관련해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창작물에 대해 고강도의 법적 제한을 두는 것은 게임 콘텐츠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다양한 업계 관계자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합리적인 수준으로 논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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