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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시각에서 조명한 '남한 북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내한으로 북한의 핵무기 해법을 둘러싼 다자간 협상이 다시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의 입장에서 현재의 북핵 위기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새롭게 규명하고, 한반도 생존과 평화의 해법을 제시한 책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진보적 시각에서 미국 현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비판적으로 조명한 미국 외교정책 전문가 존 페퍼의 '남한 북한'(모색 刊.정세채 역)이 번역돼 나온 것.
2년 전 미국에서 북한을 새롭게 이해하고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북한, 남한, 위기에서의 미국의 정책'(원제, ORTH KOREA/SOUTH KOREA : U.S. POLICY AT A TIME OF CRISIS)을 출간된 책은 미국 이외에도 일본, 독일, 스페인 권에서도 번역돼 전 세계에서 북한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읽히고 있다.
페퍼에 따르면 미국이 그대로 놔두기만 한다면 남북한 당국이 한반도를 통일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논리를 펼친다.
이 책을 쓰기 위해 북한을 3번, 한국을 24 차례나 방문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온 저자는 책에서 남북한 화해와 통일을 촉진시키기보다 분열과 정복을 기조로 하는 현 미국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비판을 가하면서 한반도를 위협하는 요인들을 균형있게 다루고 있다.
그가 보기에 한반도 위기는 단순히 핵무기에 대한 북한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며 오히려 부시 정부가 줄곧 '김정일 정권의 붕괴'라는 긍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대립구도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라는 것.
1장 '한반도의 恨'에서는 남과 북 양쪽의 지도자는 카리스마적인 독재와 유교원리, 그리고 군대조직이 혼합된 독특한 지배구조를 구축해 평양이든 서울이든 시민들은 준엄한 도덕적 이데올로기에 따라 살아야 했던 1960년대에 한반도의 재통일이 이루어졌다면 가장 공평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역설적이지만 한반도의 재통일이 경제수준이 동등한 위치에 있고 지도부의 정치적 감각도 비슷했던 이 시기에 성사됐다면 가장 공평하게 진행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평양의 관점 : 공산주의는 끝나지 않았다'를 부제로 한 2장에서는 북한은 결코 악의 집단(the evil)이 아니며 한반도 역사와 문화적 지형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가 보기에 북한은 남한의 햇볕정책이 마치 강자가 약자에게 베푸는 자선이며 생색용일 뿐이라는 의혹을 갖고 있다고 진단한다.
3장 '워싱턴의 관점 : 미국의 궁극적 시나리오'에서는 미국은 한반도의 희생을 바란다(?) 혹은 미국이 북한을 고립시키는 진짜 이유 등 도발적인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미 국무성은 국방성이 추진하는 바대로 90일만에 5만 2천명의 미국인 사상자와 49만명의 남한측 사상자를 만들 수 있는 북한과의 전쟁에 대해 한반도의 당사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알고 있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각 이해당사국들의 다양한 태도를 축약해 보여준다.
4장 '포함외교의 세계화 : 미국의 동아시아정책'에서는 한반도라는 몸통에 깊숙이 박혀있는 칼과 같은 주한미군 문제를 다룬다.
대다수의 남한 사람들이 미군 주둔을 지지하고 북한과의 위기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미국의 역할을 인정하지만 부시정권이 외교를 넘어 군사적 해결을 선호할까 우려한다고 말한다.
또‘마키아벨리’들이 주도하는 현 미국의 ‘포함외교의 세계화’ 전략은 경제 개입과 같이 소프트한 힘은 전략적 가치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며 북한도 2003년 이후 강성대국 전략에서 군사우선 정책으로 선회했다고 밝히고 있다.
마지막 장인 5장 '평화로 가는 길'에서는 평양의 정권교체 혹은 북한 붕괴는 새로운 호전주의와 난민의 확대를 초래하는 등 인도주의적 재앙을 야기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한반도의 안전보장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재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남북간 관계는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의 개방과 협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세의 위협을 공유해온 역사적 경험에 의해 남북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책 전반을 통해 페퍼는 현재의 한반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양의 정권교체를 겨냥하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전환되고 남북한 당국이 독자적으로 주도권을 확대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298쪽, 1만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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