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생 약 3분의 1이 교육을 받고 있는 경기도는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지라고 부를만하다. 경기도교육청은 '자율·균형·미래'라는 기조 아래 체계적 공교육 체계 구축과 맞춤형 교육 확대를 목표로 학생들에게 부족함 없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경기신문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해나가고 있는 도교육청만의 특별한 교육 정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집안 사정으로, 남아 중심의 사회 분위기로, 또 일하기 바빠 의무교육조차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의무교육을 받지 못한 성인 학습자들이 배움의 기쁨을 느끼고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로 '학력인정 문해교육'이다.
경기도교육청은 기본지원금과 예산 운용을 통해 수원, 고양 등 도내 많은 지역에서 운영되는 문해교육 기관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초등과정107학급, 중학과정 67학급 총 174학급에서 초등과정 359명, 중학과정 310명이 학력을 이수했으며 초고령 학력 이수자는 초등과정 69명, 중학과정 19명, 총 88명에 달했다.
경기신문은 많은 경기 지역의 문해교육기관 중 수원 지역의 중심으로서 많은 성인학습자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는 '수원제일평생학교'를 방문했다.

◇ 초·중등학력인정과 검정고시 자격 취득까지
수원제일평생학교는 성인들의 문해교육과 초·중·고 검정고시 자격 취득을 지원하고 있다.
초등학력인정과 중학학력인정은 모두 보통의 학교와 같이 3단계로 이뤄지며 중학학력인정 과정에는 초등학력을 이수한 뒤 입학할 수 있다. 각 3단계를 모두 이수할 시 학력이 인정된다.
수원제일평생학교는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이들에게 학습의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의 학교와 같이 '사회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다.
단순한 학력 취득에서 그치지 않고 성인 학습자들이 다른 학습자들과 상호작용하고 활동하며 사회인으로서 효능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특히 학습자들이 변화하는 디지털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디지털 디바이스를 활용한 교육까지 진행한다.

취재진이 방문한 수원제일학교 강당에서는 '닌텐도'를 활용한 실내 스포츠 활동이 한창이었다.
특히 기계 사용이 익숙치 않은 성인, 고령 학습자들을 위해 직접 교구를 만들어 온 수원제일학교 정보 교사의 배려가 눈에 띄었다. 닌텐도를 이용해 배드민턴을 배우기 전 학습자들은 풍선을 주고 받으며 몸을 풀었다.
수원제일학교 교사는 "외부 강사는 문해교육 대상자인 성인, 고령 학습자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어 수원제일학교의 교사들이 모든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의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과 함께 학습자들은 배드민턴과 테니스의 차이를 알아가며 닌텐도 조이스틱을 활용해 능숙하게 배드민턴 활동을 시작했다.
활동에 참여한 한 학습자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활동을 하니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며 "이 곳에서만 할 수 있는 단체 운동이기에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환한 미소를 보였다.

◇ 학생들에게 뒤지지 않는 학습자들의 '열정'
실내 스포츠 활동이 진행되는 4층 강당을 지나자 2층, 3층에서는 각 단계에 맞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중학학력인증 1단계 국어 수업이 진행되는 교실에서는 학습자들의 열정적인 말소리가 오고 가는 것이 들렸다.
학습 단원에 들어가기 전 '기억에 남는 선물'을 물어보는 최재은 국어 교사의 질문에 학습자들은 손을 들고 '수십 년 전 딸이 사 준 팔찌' 등을 회상하며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했다.

문해학습자들을 위한 교과서는 실제 중학교 교과서과 비슷하다. 중학 수준에서 필수로 다뤄야 할 내용을 가지고 와 문해 학습자들이 학습하기 편하도록 바꾼 것이다.
수업이 끝난 후 쉬는 시간, 학령기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를 상상하면 왁자지껄한 모습이 어울리지만 수원제일학교의 쉬는 시간만은 달랐다. 학습자들은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혼자서 정리해보고 또 궁금한 부분은 교사에게 직접 질문하기도 하며 열정을 드러냈다.
최 교사는 "수원제일평생학교는 '자발적' 학습자들이 모인 곳이기에 일반적인 학교와는 참여율, 열정 등 수업에 임하는 태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학령기 학생들 역시 가르쳐 봤지만 교사를 존중하고 진정성을 보이는 문해 학습자들의 태도에 자부심과 열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학교에서의 학습을 넘어 일상생활에 활기를
수원제일학교 한 학급의 반장 김광자 씨(70)는 수원제일평생학교에서의 생활이 너무 즐거워 일상까지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김 씨는 "어렸을 때 몸이 좋지 않아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며 "학교를 너무 가고 싶어해 딸이 수원제일평생학교를 찾아줘 오게 됐다"고 수원제일평생학교에 다니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올해 초 퇴직 후 수원제일평생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공부하는 것도 생활하는 것도 즐거워, 집에 가서 숙제를 하는 것도 재미있다. 성격이 저절로 밝아져 일상생활도 활기차게 변했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김영도 수원제일평생학교 교장은 문해교육을 평생교육으로 나아가는 '플랫폼'이라고 표현했다. 글을 읽고 쓸 수 있어야 더 많은 교육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장은 "각종 통계에 따르면 초등학교 졸업장이 없는 분들이 전국 450만 명 정도로 대부분 고령의 여성들"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고 디지털 사회가 더 발전하며 문해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처럼 문해교육도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됐습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