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진행하는 ‘2025년 전국 예비 창업자·창업 7년 이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 경진대회 경기 창업 공모(G-스타 오디션)’에 무려 777개 팀이나 몰렸다는 소식이다. G-스타 오디션에 폭발적으로 많은 팀이 참가한다는 것은 일단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수한 창업 아이템을 보유하고도 활로를 찾지 못해 목말라하는 기업·기업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해 씁쓸한 현상이기도 하다.
올해 G-스타 오디션의 참가팀은 지난해(421개 팀) 대비 84.5%나 증가해 경쟁률이 77대 1을 기록했다. 경기도는 창업 경진대회 운영을 통해 지역 제한 없이 우수한 창업 아이템을 보유한 창업가를 발굴, 사업화 자금과 글로벌 진출 기회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경진대회는 예선(서류 평가) 심사 마무리 단계이며, 다음 달 중 본선(발표 평가)을 거쳐 결선을 진행한다.
결선은 오는 10월 1~2일 열리는 글로벌 스타트업 박람회 ‘2025 경기 스타트업 서밋’과 연계해 박람회 현장에서 공개 발표 평가 형식으로 진행한다. 본선과정을 거쳐 총 30개 팀이 결선 무대에 진출하며, 이 가운데 10개 팀이 최종 수상팀으로 선정된다. 최종 10개 팀에는 총 1억 1500만 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되고, 결선 진출팀에게는 ‘글로벌 스타트업 박람회’ 내 부스 우선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창업 오디션에 기업들이 몰려 열기를 드러내는 것은 절박한 상황을 반증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 하방 추세는 자못 심각하다. 경기도에서만 하더라도 폐업 쓰나미가 장난이 아니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지난달 30일부터 선착순으로 모집을 시작한 ‘2025년 경기도 소상공인 사업정리 지원사업’ 신청은 불과 22일 만에 한도를 채워 조기 마감됐다. 이번 사업은 폐업을 앞두거나 최근 폐업한 도내 소상공인의 성공적인 재도전을 위해 사업정리컨설팅, 사업지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경상원은 ‘경기도 소상공인 경제이슈 브리프 VOL.4’ 내용 중 최근 6년간 처음으로 도내 폐업자 수가 창업자 수를 상회했다는 통계가 반영된 것이라고 봤다. 해당 브리프에는 올해 1분기 도내 음식점업 폐업률은 2.85%, 개업률은 2.49%로서 최근 6년 중 각각 최고,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분기 기준 폐업률이 개업률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기화된 소비 침체로 경기도 내 커피음료점 수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또 편의점, 분식집, 호프주점 등 여러 업종에서도 위축된 양상이 나타났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3월 도내 커피음료점 수는 2만 1082개로 전월보다 20개,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274개(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2만 1368개로 전월(2만 1361개)보다 소폭 상승한 이후 적게는 매달 9개에서 많게는 160개까지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7개월 연속 숫자가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대표적 창업 업종인 편의점을 비롯해 분식점, 호프주점, 식료품가게 등 골목상권을 책임지는 여러 업종도 1년 전보다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편의점은 지난해 3월 1만 4527개에서 올 3월 1만 4359개로 168개 줄었다. 같은 기간 분식점은 1만 3006개에서 1만 2352개로 654개 감소했고 슈퍼마켓 211개, 식료품 가게 166개가 각각 줄었다.
이처럼 일단 창업을 했다가 견디지 못하고 폐업으로 내몰리는 사업체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창업 경진대회에 기업들이 몰리는 것은 그만큼 산업 환경이 각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창업지원책은 물론 유용한 기업경영 컨설팅 공간이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G-스타 오디션’의 성공적인 개최를 빈다. 창업과 지속경영의 험난한 길을 부축해줄 국가사회의 광범위한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