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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억 증발한 벨기에펀드…"한투증권, 책임지고 보상하라"

'전액 손실' 투자자들, 꽃상여 동원해 대규모 시위

 

한국투자증권(이하 한투증권)이 판매한 해외 부동산펀드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모두 잃은 고객들이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투자 원금 전액을 잃은 이들은 상품 판매과정에서 리스크 고지 등이 없었다며 불완전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투자 벨기에코어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2호(이하 벨기에펀드) 피해자모임은 19일 오전 금융감독원과 한투증권 본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에는 약 100여 명의 투자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투증권의 책임 있는 공식 사과 ▲피해자 원금 회복 대책 수립 ▲금융당국의 즉각적인 진상조사 착수 및 제재 조치 ▲펀드 설계 및 판매 과정에서의 구조적 문제 조사 ▲유사 해외 부동산펀드 전수조사 실시 등을 촉구했다. 

 

이들이 가입한 벨기에펀드는 벨기에 정부기관인 법무부 산하 정부건물관리청(RDB)이 임차하고 있는 브뤼셀 소재 투아송도르 빌딩의 장기임차권에 투자했던 상품이다. 한투리얼에셋이 설계·운용했으며 2019년 한국투자증권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에서 판매됐다.

 

해당 상품은 투자자들로부터 모집한 자금에 현지 금융기관(대주단)으로부터 추가 대출을 받아 빌딩에 투자하는 구조로, 당초 정부기관이 입주할 정도로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후 금리 인상과 해외 부동산 침체 등으로 건물의 가치가 하락했고, 선순위였던 대주단이 지난해 자산을 강제 매각하면서 전액 손실처리됐다. 

 

투자자들은 상품 가입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순위와 후순위 투자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등 사전 설명이 부족했고, 대출 구조와 해외 법인 자산방식의 복합성 등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 투자자들이 추산하는 피해 규모는 약 900억 원이다.

 

 

이날 이들은 꽃상여와 모형 시신 등을 앞세운 채 상복을 입고 금감원부터 한투증권까지 행진하기도 했다. 단순한 경제적 손실을 넘어 삶의 붕괴를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투자자 A씨는 "100% 손실이 났다는 황당한 소식을 접한 뒤 6개월이 지나는 동안 하루도 편할날이 없이 지냈다"며 "2500명에게 900억 원의 손실 피해를 입힌 사상 초유의 금융사고"라고 호소했다.
 

김화규 피해자모임 회장은 "벨기에 정부가 장기 임차한 안전한 건물이라는 점만 강조하고 선순위채권 등 대출 구조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다"며 "완전히 사기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투증권은 책임있는 공식 사과와 피해자 원금회복 대책을 빠르게 수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한투증권 측은 개별적으로 불완전판매 여부와 피해 규모를 조사해 배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다고 인정된 고객 중 70% 이상에 대해서는 이미 배상이 진행됐다"며 "(아직 배상이 이뤄지지 않은 나머지) 고객들과도 대화를 나누며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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