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교사노동조합이 경기교육의 미래 방향을 현장 교사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모색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 토론에는 내년 치러질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들이 참여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17일 경기교사노조는 수원컨벤션홀에서 '교육의 본질과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2025 경기교육미래포럼'을 개최했다.
경기지역 현장 교사 130여 명과 교육정책 전문가를 비롯해 국회 교육위원회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의 현장 안착과 미래교육의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송수연 경기교사노조 위원장은 개회 인사에서 "미래교육이라는 말은 많지만, 진짜 미래는 기술이 아닌 본질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사와 학생이 납득할 수 있는 정책, 현장을 살아 숨 쉬게 하는 교육 행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포럼이 정책과 현실의 간극을 좁히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조발제는 송수연 경기교사노조 위원장의 '오래된 미래, 잊힌 본질: 교육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였다. 송 위원장은 '미래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기술 중심의 겉보기에 치우친 정책들을 비판하며 진정한 미래교육은 사람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 도입이 교육 본질을 대체하고 있으며 교사의 목소리를 배제한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3년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이러닝, IB 등 정책의 실효성이 현장에서 낮고 행정 부담만 가중되었다"며 "보여주기식 행정과 교사 패싱 행태의 전면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특히 "교육은 지표가 아니라 교실 속 교사와 학생의 호흡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하며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질문하고 판단하고 함께 살아가는 인간 중심의 교육"이라고 제언했다.

패널들의 지정토론에서 안민석 명지대학교 석좌교수(제21대 대선 이재명 후보 직속 미래교육자치위원장)는 '응답하라 교실이데아: 경기교육 평가와 대안'이라는 제목으로 경기교육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대안을 제시했다.
안 교수는 업무 과중, 교권 추락, 과밀학급 문제 등 현장의 위기를 지적하며 학교 현장의 자율 존중으로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구조적 개편'을 제안했다.
성기선 가톨릭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경기교육의 미래는 교사가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학교, 배움이 있는 수업, 행복한 웃음이 있는 교실, 존중과 배려가 있는 학교가 될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사가 교육할 수 있는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고 행정에서 벗어나 교육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며 "더 나은 민주주의와 더 공정한 사회를 위한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효진 경기교육연대 상임대표는 "교사는 단순한 교육자가 아니라 학교교육 전문가"라며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존중받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직으로서의 교사 지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 경기교육 정책이 현장과 괴리돼 있다는 점, 교사 의견 반영 부족과 과도한 행정이 교사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종합토론에서는 현장 교사들이 직접 패널들에게 자유롭게 질의하며 경기교육의 지난 3년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눴다.
교사들은 교육 현장에서 겪는 문제를 생생히 전달하며, 교육정책의 실효성과 행정 중심 운영의 한계를 짚었다. 패널들은 이에 진지하게 응답하며, 정책 설계 시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