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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압박에…韓, 美에 137조 원 ‘투자 카드’ 꺼냈다

삼성·SK·현대차·LG 등 순수 투자만 1000억 달러
정부도 조달자금도 투입 가능성...추가 펀드 논의

 

한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통상 협상에서 관세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총 1000억 달러(약 137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제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등 주요 기업들이 약속한 순수 민간 투자금액이며, 정부가 별도로 추진 중인 투자 펀드까지 포함될 경우 투자 총액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24일 통상업계에 따르면, 한국 통상대표단은 당초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에서 이 같은 투자 계획을 미국 측에 제시할 계획이었다. 다만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긴급 일정으로 협의 일정은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 제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한국·일본·EU산 차량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제안한 5500억 달러(약 757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이 관세율을 15%까지 낮추는 효과로 이어진 점이 한국 정부의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최근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을 중심으로 미국 내 가용 투자계획을 취합한 결과, 약 1000억 달러의 민간 투자가 이미 확보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대미 투자 규모보다는 작지만, 한국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월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면담하고, 조지아주 전기차 생산시설 확대와 루이지애나 철강공장 신설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투자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도 370억 달러, SK하이닉스는 38억 7000만 달러를 들여 미국 내 반도체 생산거점 조성에 나섰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보잉 및 GE에어로스페이스와 327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엔진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일본 사례처럼 공공 금융기관을 통한 대미 투자 펀드 조성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일본은 JBIC(일본국제협력은행)와 무역보험공사를 통해 5500억 달러 규모의 출자·융자·보증 계획을 수립했고 한국 역시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한국투자공사(KIC)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 고위 당국자는 “현재는 기업들의 투자 의사를 취합 중이며, 이후 정부 차원의 펀드 조성 여부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한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대미 투자 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압박은 예고된 시나리오”라며 “일본처럼 투자를 통한 협상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자동차, 철강, 반도체 업계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재계 총수들과 연쇄 만찬을 통해 통상환경 대응과 대미 투자 전략을 논의한 것도 그 일환”이라며 “정부와 기업 간 조율은 상당 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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