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롯데지주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며 책임 있는 주주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했다.
SDJ코퍼레이션은 1일 “신동주 회장이 최근 롯데지주 보통주 약 1만 5000주(시가 약 4억 2000만 원)를 장내 매수를 통해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는 롯데지주 전체 발행주식 수(1억 490만 9237주)의 약 1만 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 회장의 이번 주식 매입은 단순한 투자를 넘어, 향후 이사회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상법상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려면 ‘발행주식의 1만 분의 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이번 매입으로 그 요건을 갖춘 셈이다.
신 회장은 “이번 매입은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가 아닌 장기 보유를 전제로 한 책임 있는 주주행동의 일환”이라며 “창업주 장남으로서 롯데그룹의 현재 상황에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과 윤리경영 회복을 위한 주주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행동주의 주주 플랫폼 ACT(액트) 등 시민단체 및 기관투자자들도 롯데 계열사를 겨냥해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신 회장의 이번 행보가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는 ‘실질적 대응’으로 평가하고 있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 역시 “이번 매입은 단순한 투자 목적이 아닌 기업의 공정성과 주주권 보호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책임 경영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대응과 실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과거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으며, 현재 SDJ코퍼레이션을 통해 독자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그간 여러 차례 롯데그룹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왔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