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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표징] 내 존재에 대한 솔직함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도 이렇게 내몰리면 안 좋은 선택을 한다.”

 

지난 8월 20일, 윤석열 씨가 자신의 변호인들에게 했던 말이라고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이다. 이 말의 의미는 그가 말한 다른 문장으로 알 수 있다: “특검이 의도적으로 모욕감을 줘 안 좋은 선택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 망신 주기 수사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 이런 발언은 최근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특검이 집행하려다 그가 속옷만 입고 드러누우며 극렬 저항한 사안과 관련된 발언으로 들린다. 사실 망신 주기는 누가 줬다는 것인지. 특검의 2차 체포 당시 수의를 벗고 속옷만 입은 상태에서 바닥에 누워 발버둥을 치며 극렬 저항한 당사자는 자신이었는데.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 생각 못 한다”라는 말처럼 자신이 저지른 온갖 수사 악행이 몸에 밴 사람인데 그것을 까맣게 잊고 정당한 법 집행을 하는 특검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어찌 됐든 자신이 특검의 수사로 인해 그렇게 “안 좋은 선택”을 하도록 압박을 느꼈든 아니면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에게 한번 대들 듯 최후의 발악을 한 것이든 그 발언 안에 그의 뇌 구조를 엿볼 수 있다.

 

저 말을 쉬운 말로 풀어 보면 “지위가 낮아 지킬 명예가 높지 않고, 자존심도 세지 않은 사람”도 자살할 판인데 나는 최고의 지위에 있는 사람인데 어떻게 이렇게 마구 대하느냐? 아무리 망신을 줘도 버뎌 나갈 것이다” 이 발언이 나오는 뇌 구조 안에는 첫째, 사람을 차별하는 계급의식이 있다. 민주주의 공화국의 가장 기본적인 “평등 의식”이 없고 위계적 사고가 무의식중에 자리 잡고 있음을 드러낸다. 둘째, “...낮은 사람도”에서 “도”를 붙임으로써 망신 주기의 세기(강도)에 따라 지위의 고하에 따라 버티는 임계점이 다른데 지위가 낮은 사람은 지위가 높은 사람 보다 임계점이 높다. 즉 지위가 낮은 사람은 지킬 자존심도 별로 없으니 아무리 망신을 세게 줘도 나름 오래 버틴다. 그런데 이렇게 나에게 하듯 하면 그런 지위 낮은 사람“도 ”자살한다. 자존심의 위계화다 셋째, 나는 아주 지위가 높다. 따라서 자존심이 높아 약한 망신 주기에도 자살할 사람에게 너무 심하다. 넷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싸울 것. 이런 고강도의 망신 주기에도 버티고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왕년에 고무 호스hose로 맞아봤으니까”이런 생각일까?) 이 사람의 정신상태는 한마디로 대통령이라는 지위의 뽕을 맞아 “안하무인(眼下無人)”의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듯하다.

 

눈 아래에 보이는 사람이 없는 오만방자한 태도가 검사, 검찰총장, 대통령을 지내며 뼛속 깊이 박혀있다고 본다. 이는 가톨릭 교리에서 죄의 근원인 칠죄종(七罪宗, 일곱 가지 죄의 뿌리)의 하나인 “교만죄”이다. 이 죄를 지으면 바로 하느님의 은총을 벗어나 ‘지옥’행 열차를 탄다. 그러니 우리는 ‘교만’의 반대인 ‘겸손’을 살아야 한다. “겸손”은 “내 존재에 대한 솔직함”이다. 나 자신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항상 실수할 수 있고 부족한 존재인데 아무리 지위가 높다고 한들 어떻게 교만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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