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물류와 추천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하며 ‘디지털 전환’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온라인·오프라인 경쟁을 넘어, AI 역량이 시장 점유율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AI를 활용한 맞춤형 추천, 물류 효율화, 고객 관리 고도화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먼저 쿠팡은 AI 예측 알고리즘으로 주문량을 사전에 분석해 전국 물류센터에 미리 상품을 배치하는 ‘예측 물류’를 고도화하고 있다. 대규모 주문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수요를 예측하고, 인기 상품을 지역별 센터에 선제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로켓배송’의 신속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물류 비용 절감 효과도 거두고 있다.
네이버 역시 쇼핑 데이터와 검색 패턴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AI 큐레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전통 유통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마트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 물류센터를 확충하며 배송 효율을 높이고 있고, 롯데쇼핑은 AI 수요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점포별 발주 정확도를 높였다. GS리테일은 편의점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AI 진열 최적화’를 추진 중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AI 도입을 통해 유통업계 운영 효율성이 최대 20%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리테일 AI 시장 규모가 2023년 75억 달러에서 2030년 31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플랫폼부터 전통 유통업체까지 국내 시장 역시 소비자 데이터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AI 전략에 대한 유통사의 투자 확대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물류·추천 영역에서 AI가 경쟁력을 가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 경험 전반을 재편하는 쪽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AI 챗봇 상담, 이미지 검색·추천, 디지털 휴먼 쇼핑 가이드 등도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AI가 과거에는 주로 마케팅에 활용됐다면, 이제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 경험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얼마나 새로운 경험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향후 유통업체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