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수원에서 전용 84㎡ 아파트 분양가가 12억 원을 넘었음에도 수천 명이 청약에 몰렸다. 고분양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 감소와 장기적인 집값 상승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청약홈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짓는 ‘망포역푸르지오르마크’는 지난 9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393가구 모집에 5644명이 신청해 평균 14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특별공급에도 700여 명이 몰리며 경쟁률이 3대 1을 웃돌았다. 특히 전용 62㎡는 34대 1로 가장 인기가 높았다.
이 단지는 영통구 영통동에 들어서며, 지하 8층~지상 40층 규모 3개 동, 총 615가구로 조성된다. 2030년 2월 입주 예정이다. 분양가는 전용 62㎡ 8억 8000만 원대, 84㎡ 12억 1000만 원대, 100㎡ 13억 8000만 원대로 책정됐다.
입지 조건은 장점으로 꼽힌다. 수인분당선 망포역과 지하로 직접 연결되고, 삼성디지털시티도 도보권이다. 생활 편의시설도 가까운 편이다. 그러나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가격 차가 크다. 지난해 분양한 ‘영통자이센트럴파크’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10억 2000만 원 수준이었다. 망포역 인근의 20년 된 구축 아파트는 올해 6억원대 후반에 거래됐는데, 새 아파트 분양가와의 격차는 5억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약 열기가 뜨거운 이유로는 공급 감소가 꼽힌다. 올해 경기도 입주 예정 물량은 6만 6000가구로 10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내년에는 4만 3000가구로 더 줄어든다. 분양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경기도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2200만 원을 넘겨, 5년 전보다 60% 이상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강남이나 분당 일부에서만 볼 수 있던 분양가가 이제는 수원까지 번지고 있다"며 "공급이 워낙 줄어든 상황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과열일 수 있다. 근본적으로 신규 주택 공급 구조를 손보지 않는다면 이런 고분양가 현상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