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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김영주·김나영 자매, 자매, 장애를 넘어 물로 잇다

광주의 물살을 가르는 '김영주·김나영 자매'의 이야기

 

뇌병변 장애를 안고 태어난 김영주·김나영 자매에게 물은 두려움이 아닌 자유의 공간이다.

 

광주시에서 나고 자란 두 사람은 ‘경기도광주장애인수영연맹’ 소속으로, 물속에서 삶의 방향과 균형을 찾았다.

 

소뇌 위축으로 인해 일상에서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려웠던 자매는 재활 목적으로 수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수영은 곧 운동을 넘어 삶의 중심이 됐다.

 

“물이 나를 감싸주는 느낌이었어요. 느리더라도 나만의 속도로 갈 수 있다는 걸 알았죠.” 김영주 선수의 말처럼 물속은 그들에게 세상과 통하는 통로였다.

 

매일 아침 7시 30분, 두 사람의 하루는 스트레칭과 자전거 운동으로 시작된다.

 

점심 이후에는 SRC재활센터에서 웨이트와 수영 훈련을 이어가고, 퇴근 후에는 피아노 연습과 성경 공부로 하루를 마친다.

 

주말에도 훈련과 교회 예배를 병행하며 일상을 단단히 다져왔다.

 

김나영 선수는 2024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자유형·배영·혼계영 4관왕을 차지하며 두 종목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언니 김영주 선수 역시 경기도 대표로 꾸준히 출전하며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다수의 상을 받았다.

 

두 사람은 광주시장배 대회에서도 연이어 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서로에게 경쟁자이자 동료인 두 사람은 경기 전마다 짧지만 진심 어린 격려를 주고받는다.

 

이들은 “괜찮아, 넌 잘할 수 있어”라는 말 한마디가 서로를 다시 물속으로 밀어주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자매는 2026~2027년 광주에서 열릴 경기도종합체육대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자매는 “우리가 자라온 곳에서 열리는 대회라 더 특별해요. 광주시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저희도 꼭 힘을 보태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두 선수는 장애인 스포츠가 보다 접근하기 쉬운 환경이 되길 바라고 있다.

 

전문 지도자가 늘어나고, 중증장애인도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이 확충되기를 소망한다. “우리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시작이 되길 바란다”는 그들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한편, 광주시장애인체육회는 2017년 출범 이후 장애인의 건강 증진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경기 동부권 최초로 장애인체력인증센터를 운영하며 맞춤형 운동 처방과 체력증진 교실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4년 경기도 시군지회 성과평가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김영주·김나영 자매의 도전은 단순한 스포츠 성취를 넘어, 장애인 체육이 지역사회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그들이 말하듯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곧 광주가 품은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다.

 

[ 경기신문 = 김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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