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후성 심근병증은 심근이 과도하게 두꺼워져 심장의 수축·이완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근육이 굳어지면 부정맥이 생기기 쉬워지며 치명적 부정맥으로 이어져 돌연사 위험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심근은 수년 이상 고혈압을 조절하지 않고 방치할 때 두꺼워지며, 심장에서 피가 나가는 출구가 좁아지는 대동맥판협착증이 있을 때에도 두꺼워진다.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기 위해 더 큰 힘을 써야 하고 그 결과 근육이 발달해 두꺼워지는 원리다.
하지만 비후성 심근병증은 특별한 이유 없이 혹은 이유가 있더라도 그 정도로는 설명이 안 될 만큼 지나치게 심근이 두꺼워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 질환의 가장 큰 위험은 돌연사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신이나 급사로 처음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건강검진에서 실시한 심전도나 심장초음파 검사로 확인되는 사례가 많고 돌연사 가족력이 있어 가족 검사를 하다 진단되기도 한다.
진단은 심장초음파, 자기공명영상 등 영상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비후된 심근 내 섬유화가 진행돼 있거나 지방조직 변성이 관찰되기도 하지만 이런 조직 변화가 없는 형태도 있어 전문의의 종합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치료의 목표는 증상 완화와 심부전·급사 같은 합병증 예방이다. 대개 심박수를 낮추고 심근 이완을 돕는 약물치료로 시작하며 약물로 조절되지 않을 때는 두꺼워진 심근을 일부 절제해 혈류 흐름을 넓히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관상동맥을 통해 알코올 등을 주입해 국소적으로 근육 위축을 유도하는 시술을 시행할 때도 있다.
또 실신 경험, 돌연사 가족력, 심근 섬유화 정도, 심실빈맥 여부 등을 점수화해 돌연사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는 이식형 심실제세동기를 예방적으로 삽입한다.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에게는 심방세동·협심증 등 동반 질환이 자주 발생할 수 있어 증상이 없어도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가족력 등 고위험군의 경우 부정맥으로 인한 돌연사 위험이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꾸준한 관리와 정기 검사만으로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유지할 수 있다.
걷기, 요가, 가벼운 자전거 타기 등 저중강도 운동은 오히려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최대심박수의 70%를 넘는 고강도 운동은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해 반드시 충분한 검사와 사전 평가를 거쳐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용현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위험군일 경우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어 가족력이나 실신 병력이 있다면 정기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해 관리해야 한다”며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해 보호자들은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 사용법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