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5 (화)

  • 흐림동두천 6.0℃
  • 구름많음강릉 11.3℃
  • 박무서울 7.4℃
  • 대전 9.6℃
  • 구름많음대구 11.8℃
  • 구름많음울산 12.0℃
  • 광주 8.7℃
  • 맑음부산 13.6℃
  • 흐림고창 8.7℃
  • 흐림제주 12.3℃
  • 구름많음강화 5.9℃
  • 흐림보은 7.3℃
  • 구름많음금산 8.8℃
  • 구름많음강진군 10.8℃
  • 맑음경주시 12.4℃
  • 구름많음거제 12.5℃
기상청 제공

크리스마스 특수 총력전…백화점, 고객 ‘체류시간’ 잡는다

판매보다 경험 집중, 체류시간-매출 연결 노려
팝업·전시·미식 공간 다양화로 고객 동선 재편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백화점들이 고객의 지갑보다 ‘시간’을 먼저 붙잡기 위한 전면 재편에 나섰다. 소비 침체로 단가 인상만으로는 매출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체류시간을 늘려 고마진 품목 구매로 연결시키려는 전략이다. 

 

백화점 업계는 올해 연말 전략을 ‘체험 중심’으로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효율이 낮아진 전통 매장을 줄이고, 그 자리에 팝업스토어·전시·미식(F&B) 시설을 과감히 들여온 것이 특징이다. 연말 유입 고객은 많지만 실제 구매 전환은 경험 만족도에 좌우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다.

 

실제 주요 백화점들은 상품보다 ‘공간’을 먼저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외벽 미디어 파사드, 시즌 전용 테마 라운지, 사진 촬영을 유도하는 포토존 등 VMD(시각머천다이징)를 강화해 오프라인 방문 자체를 하나의 ‘소비 행위’로 만들어내려는 시도다.

 

이같은 전략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크리스마스 성지’로 꼽히는 잠실 롯데타운의 경우 지난 20일부터 크리스마스 마켓 운영을 시작했다. 약 800평 부지, 51개 부스 규모로 사전 예약에서부터 인기를 끌며 주말 패스트패스 입장권 기준으로 1차 예약은 10분, 2차 예약은 9분 만에 매진됐다.

 

연말을 겨냥한 팝업 경쟁도 한층 치열하다. 글로벌 패션·뷰티 브랜드의 단기 팝업, 아티스트 협업형 콘텐츠관, 특정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캐릭터 테마존 등을 연달아 배치하며 고객의 이동 동선을 촘촘히 설계했다. 특히 20~30대는 구매력보다 ‘체험 만족도’ 비중이 높아 이들의 체류를 유도하면 명품·리빙·한정판 굿즈 등 고단가 품목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CJ올리브영도 ‘팝마트’와 협업으로 올리브영N 성수에서 겨울 마을 콘셉트의 ‘팝마트 윈터 빌리지(POP MART Winter Village)’ 팝업을 운영한다. 크리스마스 디자인을 적용한 다채로운 팝마트 캐릭터 상품과 2025 올리브영 어워즈 대표 수상 상품을 선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체험형 공간 확대’가 매출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팝업·전시·미디어 설치 등은 초기 투자비가 높고, 단기 행사 종료 후에도 공간 운영비가 꾸준히 발생한다. 트래픽은 늘지만 객단가가 비슷한 수준에 머물면 비용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연말 특수에는 효과가 두드러지지만, 비성수기까지 경험 소비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라며 “체험 공간의 수익성을 정교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백화점들이 일제히 경험형 공간에 베팅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구매가 온라인으로 흩어지는 시대, 오프라인은 더 이상 ‘상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플랫폼’이 됐다. 방문 자체를 유도하고, 머무르게 하고, 결국 구매 전환으로 연결시키는 전 과정을 스스로 설계해야만 경쟁력이 생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연말은 고객이 가장 많이 움직이는 시기지만 동시에 선택지가 가장 많은 시기”라며 “가격 경쟁이 아닌 공간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연말 특수가 단기적 호재에 그칠지, 체험 중심 전환의 분기점이 될지는 백화점들의 ‘경험 기획력’이 좌우할 전망이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배너


COVER STORY